오늘의 배움과 내★일을 잇다
광주광역시 장애인 평생교육 성과공유회 개최
11월 24일 목요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는 장애인 평생학습 참여자와 민간 및 자치구 장애인 평생교육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광주광역시 장애인 평생교육 성과공유회」가 개최됐다. 행사주제는 ‘오늘의 배움과 내★일을 잇다’로, 오늘의 배움을 통해 내일의 기회와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식전행사에는 (사)광주장애인문화협회와 협력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일환으로 「다름없는 연극」을 상연했다. 참여자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행하는 편견적인 발언과 비하 행동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직장 내 장애인 인식교육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무대 밖에서는 배움을 일로 잇는 체험부스와 전시부스가 운영됐다. 심폐소생술 체험과 그립톡 만들기, 드론낚시 체험, 셀프네일아트, 수채화 및 판화 작품 전시 등 올해 진행된 장애인 평생교육의 주요 프로그램들이 부스를 가득 채웠다. 다양한 체험 후 잠깐의 여유를 갖게 하는 커피 드립 체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오늘의 배움과 내★일을 잇다’ 주제에 맞게, 부스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직업까지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라 매우 유익했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김이겸 원장의 개회사와 함께, 본격적인 1부의 막이 올랐다. “광주 전 지역에서 다양하게 진행된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한 장애인 평생학습자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오늘은 함께 어울려 소통하고 소중한 경험을 나누는 큰 울림의 자리이며, 배움을 통해 내일의 결실을 다짐하는 자리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20년부터 3년째 광주지역 장애인 평생교육 거점센터로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민간 및 공공기관 대학과 협력해 맞춤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장애인 평생교육 중장기 발전계획 연구를 통해 빈틈없는 장애인 평생교육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장애인 대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학습을 통해, 오늘보다 빛나는 내일을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광주광역시 강기정 시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강 시장은 “배움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지는, 내일이 빛나는 기회 도시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광주광역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희망찬 오늘, 빛나는 내일을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광역시의회 최지현 의원과 이명노 의원, (사)광주광역시장애인종합지원센터 유현섭 상임이사의 축사가 진행됐다.
장애인 평생교육 분야에 기여한 기관 관계자 대상 감사패 수여식이 이어졌다. 장애인 평생교육 현장에서 적극 공헌한 분들께 주어지는 감사패는 광주장애인문화창작지원센터 김종훈 센터장과 가교행복빌라 임은주 원장에게 수여됐다. 김종훈 센터장은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동료 중증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활동 강화에 헌신하였고, 임은주 원장은 성인 여성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운영으로 중증 발달장애인의 학습기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양 기관은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장애인 평생교육의 양적·질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진흥원은 광주광역시의 특색 있는 평생학습 사례를 발굴하고, 평생학습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지난 10월 ‘2022년 광주광역시 평생학습 수기공모전’을 개최했다. 총 22편의 작품 중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6개 작품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자들은 평생학습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 평생교육 학습자이자 교수자로서의 체험담 등을 진솔하게 서술해 높은 평을 받았다. 대상에는 차진환 님(나를 날게 만드는 Fly 평생학습), 우수상에는 손영미 님(600년 후에 낼게요), 김현정 님(평생학습을 통해 피우는 디지털 꽃), 장려상에는 윤효신 님(문해 학습자에 대한 교사의 역할), 서희정 님(뇌를 깨우는 시간), 남점순 님(어느 역포자의 재발견)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내면의 흥과 끼를 온몸으로 발산하는 댄스공연, 발달장애인 ‘K-POP 댄스교실’ 팀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광주장애인문화창작지원센터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김미희 강사와 강선아 강사를 비롯해 학습자 김세라 외 10명, 총 13명이 준비한 무대다. 모두가 함께해 더욱 든든한 댄스공연, 역시 K-POP의 도시 광주다웠다.
이어서 장애인 평생교육 지역거점기관인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의 2022년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성과 보고가 진행됐다. 이번 발표는 고유선 전략사업실장이 맡았다. 올해는 서구와 남구, 북구의 3개구만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지만 5개구 전체가 평생학습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 장애인 평생학습은 ‘배움을 통해 미래와 일자리를 만들어가자’는 희망적인 목표를 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2,300여명의 학습자가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네일아트의 경우 직업연계를 위해 민간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내일이 빛나는 광주의 평생학습이 더욱 기대된다.
1부의 마지막 순서는 아름다운 옷을 갖춰 입은 남구장애인문화예술단 합창단의 공연이다. 2021년 4월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남녀혼성 4부합창단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고 한마음으로 황홀한 선율을 그려낸다. 참관객들은 ‘쉼’과 ‘고향의 봄’을 감상하며 달콤한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본격적인 2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휴식과 레크리에이션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2부의 주요 행사인 <장애인평생교육 키워드 토크쇼>는 장애인 평생학습을 위해 열심히 뛰어온 학습자와 관계자, 강사가 한자리에 모여 정해진 키워드를 주제로 진행하는 토크쇼다. 오늘의 키워드는 ▲안전 ▲일자리 ▲자립과 사회통합 ▲장애인평생학습도시 네 가지다. 장애인 평생교육강사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미정 님, 광산구 장애인 복지관에 다니는 학습자이자 장애인 인식개선 인권강사인 권희탁 님, 가교행복빌라 실무자 이혜진 님, 행촌장애인평생교육원장 이정희 님, 서구청 평생교육사 임형길 님이 패널로 참여했다.
키워드로 진행한 토크쇼, ‘안전’
재난안전 전문강사이자 전문안전교육사 응급처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재난안전체험 장애인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심페소생술과 재난안전사고 발생 시 행동요령이나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장애인은 재난이나 화재에 훨씬 취약하다. 장애인 인구는 비장애인의 5%이지만, 이들이 재난이나 화재로 사망하는 경우는 4.7배나 많다. 안전교육이 의무교육으로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론교육과 비대면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안전지식 부족으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재난 상황이 닥치더라도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꾸준한 체험과 실습을 제공하고 있다. 학습자가 흔히 직면할 수 있는 사고로는 지진과 화재가 있다. 소화기와 방독면, 완강기 사용법, 루프 매듭법 등을 실제로 익히고 체험하도록 한다. 장애인 학습자와 기관을 직접 찾아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을 구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듯 꾸준히 노력하면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키워드로 진행한 토크쇼, ‘일자리’
현재 광산구 장애인 복지관에 다니는 학습자이면서, 장애인 인식개선 연극활동과 함께 인권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인권강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연습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장애인 인권이 무시당하고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방법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강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있게 말하는 것이었다. 배움을 통해 충분히 연습하고, 실제로 활동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게됐다. 앞으로 나의 소망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이다. 평생학습과 일자리는 행복이다.
키워드로 진행한 토크쇼, ‘자립과 사회 통합’
가교행복빌라는 성인여성중증지적장애인 30여명이 거주하는 시설로, 배움의 속도가 느리고 지역사회 참여가 어려운 중증지적 장애인이 입주하고 있다. 가교행복빌라는 개인적 욕구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평생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평생학습으로 성인 중증장애인의 독립적인 생활능력, 즉 일상생활의 기술영역과 적응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중증장애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주거관리와 생활요리, 사회적 거리 알기 등의 내용을 가르친다. 주거관리 프로그램은 서랍장 정리와 주거 공간 청소 등 일상생활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생활요리는 말 그대로 밑반찬 중심의 요리관리 수업이다. 사회적 거리알기 프로그램은 관계와 성폭력 예방과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밑반찬 만들기 프로그램은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지역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밑반찬을 만들어 지역 내 독거어르신과 장애가정에 전달하는 등 교류활동도 적극 진행했다. 평생학습과 자립은 보통의 삶이다. 가교행복빌라는 ‘맞춤형 평생교육원’이라는 이름에 맞게 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따른 지원계획을 세우고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18년부터 19년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 세 명이 21년 하반기에 지역 내 아파트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보통의 삶을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키워드로 진행한 토크쇼, ‘자립과 사회 통합’
행촌장애인평생교육원은 발달장애인의 복지증진과 발달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장애인 평생교육 특화시설로 교육청에 등록돼있다. 행촌복지재단은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과 행촌장애인평생교육원으로 구성되는데,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은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생활하는 시설이다. 행촌장애인평생교육원은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진행하는 기관이다. 교육의 기회를 놓친 장애인 성인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사회, 미술 등 사회적 활동 과목을 교육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등으로 놀이 활동이 줄어든 장애인들이 놀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기술을 익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평생학습과 사회통합이란 ‘존재감’이다. 지역주민과 교류와 소통함으로써 존재감을 느끼고,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 때문이다.
키워드로 진행한 토크쇼, ‘장애인평생학습도시’
나에게 ‘장애인평생학습도시’란 배울권리, 알 권리, 일할 권리, 누릴 권리 등 권리는 다 찾는 사회다. 서구가 장애인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긴 했지만, 이 말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든 지역이 평생학습도시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 예산이 증액되고 장애인 학습자도 증가한다. ‘오늘의 배움과 내★일을 잇다’라는 주제에 적합한 프로그램인 ‘그림책 읽어주는 티쳐’는 30주 과정으로 진행됐고, 자격 취득 후 관련기관과의 협력으로 강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학습자에서 강사가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변화다. 배움과 일을 연결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정리수납을 꼽을 수 있겠다. 학습자 중 정리수납 자격증 1급 5명, 2급을 10명이 취득해 독거 장애인 가정에 강사로 파견했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문화탐방을 진행하는데, 어떤 분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밖에 나왔다고 한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만,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아직도 밖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이른 사람들을 위해 시와 구가 제도를 개선해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때를 생각하며 현재는 열심히 발로 뛰고 있다.
각 분야의 패널들과 함께 진행한 키워드 토크는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장애인 평생교육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열정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임현규 연주자의 중후한 색소폰 선율과 함께 ‘2022년 광주광역시 장애인 평생교육 성과공유회’ 막이 내렸다.
소통과 공유로 삶의 보람을 느껴가는 과정은 큰 울림이다. 오늘보다 빛나는 내일을 꿈꾸는 이들이 아름답다. 성과공유회를 통해 나 역시 성큼성큼 커가고 있다. 광주광역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평생학습도시이기를 소망해본다.
- 이윤정
- 제6기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