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비전 워크숍
광주광역시 장애인 자치구 평생교육 관계자들이 한데 뭉쳤다
평생학습도시란?
평생학습도시는 지역민 모두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하고 이를 통해서 지역사회의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평생교육법 제 15조에 의거, 교육부에 의해 200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2001년 대전 유성구·전북 진안군·경기 광명시, 단 3개로 시작한 평생학습도시는 2022년 현재 180여 개 시·군·구로 확대되어 ‘인생 다모작 시대’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주춧돌 사업이 되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2015년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하고, 같은 해에 전국 최초 광역시내 전 자치구 평생학습도시 지정이라는 쾌거를 올리는 등 지속가능한 평생학습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평생학습에 대한 접근권 보장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평생학습에 대한 접근권의 필요성이 커진 지금, ‘장애가 학습에 장애되지 않는 평생학습 환경’을 구축하고자 2020년부터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를 별도로 지정하고 있다.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는 장애유형 및 중증도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이 특징으로, 현재 전국에 32개 시·군·구가 지정되어 있다. 광주광역시에는 서구·남구·북구가 2022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지역 기반의 장애인 역량을 개발하고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지난 8월 22일 「2022년 광주광역시 자치구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비전 워크숍」을 본원 대강의실에서 개최하였다.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이해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공공·민간기관 관계자 간 네트워크 및 정보공유 △장애인 평생교육의 방향 및 비전 수립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워크숍에는 5개 자치구의 장애인 평생학습 관계자와 자치구 장애인 평생학습 사업 관계자 등 공공·민간 영역에서 29명이 참가했다.
평생학습트렌드연구소 | 정시연 대표
워크숍 진행을 위해 평생학습트렌드연구소의 정시연 대표가 초빙되었다. 남양주시 평생교육사 출신인 정 대표는 사회복지학과 평생교육학을 두루 섭렵한 현장전문가다. 그동안 수많은 평생학습도시 역량 강화 교육과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비전 워크숍 강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연수에서도 비전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며, “심각하지 않은 즐거운 분위기로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저는 여러분들이 한눈에 보이지가 않아요. 우리가 이렇게 수업을 하면 너무 어색해요.” 정시연 대표는 준비한 종이를 손으로 들어 보이며 말했다. “직함이나 본인 이름을 쓰시지 않습니다. 어느 기관에서 오셨는지, 그리고 나의 별명을 매직펜으로 크게 써서 어깨에 붙여주시면 됩니다. 나는 광산구 장애인 복지관의 김태희다. 이런 식으로요.”
삼삼오오 모여 앉기는 했지만 어색해 보이던 참가자들은 종이를 들고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의 소속과 별명을 적어 내려갔다. 옆 사람에게 어떤 별명이 좋을지 골라 달라는 넉살 좋은 참가자도 있었다. 정 대표의 주문대로 29명의 참가자는 자신의 소속과 별명만을 적어 가슴이나 어깨에 붙였다. 참가자의 별명 중에는 ‘역지사지’와 같은 철학이 담긴 별명도, ‘○○맘’이나 아이의 태명을 사용한 가정적인 별명도, ‘지킬 앤 하이드’나 ‘풀꽃향기’처럼 성격을 드러내는 별명도 있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소통을 가로막는 계급장은 떼고, 대신 자신이 가장 드러내고 싶고, 불리고 싶은 별명을 단 채로 마주 앉았다.
마주 앉은 참가자들이 먼저 접한 프로그램은 <마시멜로 게임>이었다. 테이블마다 준비된 스파게티면·마시멜로·테이프·실 등을 활용해서 스파게티면 구조물을 쌓고, 마시멜로를 그 끝에 올린 구조물을 만드는데, 가장 높이가 높은 구조물을 만든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주어진 시간은 20분, 참가자들은 서로 초면이라 쑥스러운 탓인지 40cm 내외의 구조물을 만들고 만족한 듯 구조물 만들기를 멈춘 찰나, 한 팀의 참가자가 구조물을 천장에 매달겠다고 맨발로 책상 위에 올라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너도나도 신발을 벗어던지고 책상 위에 올라가 구조물을 천장에 연결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아이들처럼 스파게티 면 구조물을 둘러싸고 함께 뒤섞였다. 가장 먼저 천장 연결에 성공한 팀에서는 환호성이 나왔고, 겨우내 천장에 매단 구조물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팀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침착하게 구조물을 재건축하는 끈끈한 모습도 보였다.
“이 게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략적 협력 게임인 <마시멜로 게임>입니다. 전 세계에서 여러 집단이 이 게임을 해봤어요. 기업의 CEO, MBA 졸업생, 변호사, 건축가, 그리고 유치원생 그룹도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평균적으로 1m를 넘는 건축물을 제작한 그룹이 딱 하나 있습니다. 특이한 그룹이 있죠. 유치원생 그룹입니다. 천장에 매달지 않고도 평균적으로 1m를 쌓는다고 합니다. 유치원생 그룹의 성과가 좋았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아이들은 주도권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구조물이 쓰러지면 바로 탑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도 그 이유였습니다. 반면 MBA 졸업생은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완벽한 답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여러 시도를 할 기회를 빼앗은 거죠. 이걸 통해 전략과 협력의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 워크숍의 마시멜로 구조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장애인 평생학습입니다.”
<마시멜로 게임>을 마무리한 정 대표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의 취지와 현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정 대표는 “획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각 지역에 권한을 주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행사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사업은 지자체나 지역의 단체들이 중심이 된다”면서, “어떤 지역에 특정 장애 유형이 많다면 그 장애 유형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의 의의”라고 말했다. 또한, 시·군·구 등의 자치구가 장애인 평생학습의 거점으로 선정되기 때문에 기관 간의 협업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사업의 핵심은 전략적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입니다. 도움을 받으면 좋고 협약을 하면 좋은데 나는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하는 관계자분들이 많아요. 막연히 도움 줄 게 없다고 생각을 하시는데, 진짜 성과가 잘 나오는 기관들 보면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지역을 분석한 다음에 우리가 줄 수 있는 걸 개발해 결국 협약을 따냅니다.”
정 대표는 그로이스버그(Groysberg)와 울리(Woolley) 등의 연구사례를 예로 들어 협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반적인 스포츠 팀보다 스포츠의 올스타 팀의 성과가 일반 팀보다도 안 좋을 수 있는 이유는 구성원의 다양성과 정보공유의 부재 때문이라며,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것보다 구성원의 다양성이 중요하고, 협력을 위한 의도된 정보공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의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사업 참여 인원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공공·민간 부문을 가리지 않고 여러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기관과 지역의 장애인 평생교육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활동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포스트잇에 ‘우리 기관이 잘하고 있는 점, 도움이 필요한 점, 준비하고 있는 것’ 등 세 가지 항목을 무기명으로 적어 앞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붙일 것을 제안했고 참가자들은 정 대표의 말이 떨어지자 막힘없이 써 냈다. 이윽고 화이트보드는 수십 개의 알록달록한 포스트잇으로 채워졌다.
포스트잇에 적힌 ‘잘하고 있는 점’으로는 △이용자와의 소통 △관계자들의 노력 △이용자 맞춤 프로그램 △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등이 꼽혔다. 장애인 당사자, 보호자와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 센터 운영과 지원 사업에 열정과 노력을 쏟는다는 의견, 연령별, 대상별, 장애 유형별로 맞춤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의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켰다는 의견 등 광주광역시 내 평생교육 관계자들이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에 대해 사명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 모습이 돋보였다.
반면, ‘도움이 필요한 점’으로는 △인력·자원의 부족 △사업 운영에 대한 전문적인 도움 필요 △지자체 네트워크 활성화 필요 등이 꼽혔다. 인력과 예산 부족이 가장 큰 고민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장애인 교통차량이나 전담 봉사자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프로그램 개발이나 사업 선정 및 진행, 장애인의 문제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인 조언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의 도움을 호소한 참가자도 있었다. 또한, 소규모 단체들의 연합을 위한 상위 기관의 역할을 바란다는 의견,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기반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 소통과 협업에 대한 참가자들의 관심도 매우 강한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 평생교육 연구 △다양한 프로그램 △장애인 평생교육 인프라 확충 등이었다. 평생교육 관련한 연구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참가자도 있었고, 여러 참가자들이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AI 교육, 발달장애인 영화제, 장애공감교육, 일자리 지원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복지관 신설이나 장애인 교육지원을 위한 관내 시설과의 협업, 강사풀 확보 등 장애인 평생교육 영역 확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견들도 보였다.
포스트잇으로 장애인 평생교육 현주소를 공유하는 활동이 종료된 이후 바로 휴식 시간이 부여되었는데, 많은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이 붙여진 화이트보드 앞으로 나와서 사진을 찍어갔다. 참가자들에게 포스트잇 3장에 적을 수 있는 건 정보 한 토막이지만, 스물아홉 명의 참가자가 모이니 90장에 달하는 ‘장애인 평생학습 빅데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후 드라마 등장인물을 통한 역할극 활동이 이어졌다. 요즘 가장 뜨거운 화제의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두 인물의 시각차를 통해서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에 대해서 이해하고 평생교육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때 방향성을 제대로 잡기 위함이었다.
“권민우는 자기가 손해 보는 거나 표면적으로 보이는 조금의 피해도 견디지 못하는데 정말 무한 경쟁의 세대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보입니다. 좀 서글픈 거예요. 어쨌든 MZ 세대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주역입니다. 이 주역들은 장애에 대해서도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거예요. 이 세대가 시대를 주도해 나갈 때 우리가 이런 관점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권민우’와 장애인을 향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최수연’의 발언을 번갈아 재생함으로써 두 시각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이어 권민우를 대변하는 입장, 최수연을 대변하는 입장을 조별로 반반씩 할당해 서로 역할극을 하게 했다.
각 조의 대표가 일어나서 조가 맡은 인물을 대변했는데, 중요한 키워드를 두 가지로 압축하자면 ‘피해’와 ‘역차별’이었다. 청년 실업이 격화되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 때문인지 사회의 정해진 자원을 분배하는 문제에 민감한 반응이 표출되는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
역차별의 피해 문제를 제기한 쪽은 ‘권민우’의 입장을 대변한 조였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공평함의 문제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반인이 받지 못했을 기회를 받는다는 건 또 다른 차별이다”는 의견에 “약자의 기준이 무엇인가? 나 역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란 청년 가장이다. 어떤 기준으로는 사회적 약자다. 나는 천재인 우영우가 사회적 약자라고 보지 않는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기준으로 내가 피해를 볼 수는 없다.”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반면 배려를 기조로 삼은 ‘최수연’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우영우는 비장애인과 똑같은 조건이 아니다. 비장애인이라면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일상조차 어려워한다. 비장애인이라면 겪지 않을 어려움과 차별이 있다. 똑같은 비교선상에 올릴 수 없다.”는 의견에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 십시일반으로 조금 더 배려하는 것이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역할극으로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모든 참석자들이 진지한 자세로 활동에 참여했다.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촌철살인에는 박수와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또,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회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대변하며 다양한 입장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의 마지막 차례는 무제한 예산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는 활동이었다. 정 대표는 다양성이 부족한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문제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장애인 프로그램 강사 및 제도·예산의 한계에 있다면서 매년 같은 프로그램이 되풀이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강변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기회도 필요하다며 무제한 예산·마음대로 입법이라는 가정 아래 조별로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정 대표가 제시한 상황은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각장애인 가이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지체장애인 체육교사 △국제행사에서 활동하는 청각장애인 동시통역사 △지상파 뉴스를 진행하는 언어장애인 아나운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지적장애인 계산원 △한류열풍을 주도하는 정신장애인 아이돌 등이었는데, 장애인 평생학습으로 위와 같은 직업군을 키워내려면 어떤 방법론이 필요할지 조별로 토의해 보게 했다.
무제한적인 예산에 입법·개정도 마음껏 가능한 상황이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열정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참가자들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법 제정을 제안하거나 무제한 예산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AI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장애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기획에는 'bottom-up' 방식과 'top-down' 방식이 있는데, 장애인 평생학습 기획은 현실적 제약이 많다 보니 bottom-up 방식을 선호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현실에 매몰되는 것”이라며 “현실에서 가능한 것만을 상정하고 기획하는 것을 벗어나서,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먼저 설정하고 현실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정 대표는 제한이 없다고 가정하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좋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참가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장애인 복지를 해야 하는지 방법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세요. 장애인 분들을 미개척지의 전문가로 키워낼 수 있는 로드맵이 구상되시는 분들이에요.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거대한,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예산 한계의 문제이지. 결코 여러분들의 능력, 책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 대표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가면 된다며, 활동에서 나온 내용들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관계자인 우리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누가 우리를 도와주고 이 일을 가능하게 할 사람이 있겠냐는 말과 함께, 손을 맞잡고 생각을 바꾸면 세상도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참가자들이 가지면 좋겠다는 격려 또한 잊지 않았다.
“얼마나 위대한 길을 가고 있는지, 얼마나 전문성 있는 분들인지 여러분이 스스로 깨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꽃길이 아닐 수도 있고 어쩌면 가시밭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꼭 가야만 하는 길이고 누군가는 꼭 가야 하는 길이라면 우리가 같이 손을 잡고 가는 일도 우리 인생의 멋진 일이 아닐까요? 장애인 평생교육 관계자분들께 펼쳐진 찬란하고 위대한 여정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드리며 오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정 대표의 말로 워크숍은 마무리되었다.
이날 워크숍은 3시간이 넘게 진행되었지만,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것처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마시멜로 게임을 통해 이론보다 몸으로 직접 협력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전략적 협력의 방법론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서로의 기관에서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보를 나누며 소통했고, 장애인을 보는 관점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획 활동까지, ‘비전 워크숍’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종합적인 역량 강화가 이뤄진 시간이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말이 있다. 성별·장애·연령·국적·문화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과 환경을 말한다. 장애를 이유로 접근권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장애인 평생 학습도시’ 사업과 이를 위한 오늘의 비전 워크숍이 광주광역시의 평생학습 환경을 더욱 유니버설하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그러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본다.
- 김현진
- 광주평생교육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