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워크숍에는 풍암마을 평생학습네트워크 등 5개 평생학습마을 매니저 20여 명이 참여하였다. 워크숍 연사로는 이진하 임실치즈마을 운영위원장이 초빙되었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지금, 성공한 마을 공동체인 임실치즈마을의 운영 철학이 평생학습마을의 운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김대웅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의 인사말과 함께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논어(論語)에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옵니다. 대개는 이 말을 두고 ‘배우고 때때로 익힌다.’라고 해석하던데,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은 저서인 ‘처음처럼’에서 이 말을 ‘이론만 있고, 실천하지 않으면 어둡고, 실천만 하고 이론이 없으면 위태롭다’고 해석합니다. 해석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에 더 와닿아야 하는데 제 마음엔 신영복 선생의 해석이 더 와닿았습니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일만 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소가 되고, 공부만 하고 일하지 않으면 도둑놈이 된다.”는 말로 학습과 실천의 병진을 강조했다. 이어 ‘체인지(體認知)라야 체인지(Change) 할수 있다’며 몸을 움직이며 직접 깨달은 지식만이 변화를 창출하고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지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몸을 움직이며 깨달음을 얻고, 그런 와중에도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균형적 태도와 확고한 철학이 마을 공동체 부흥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진공묘유(眞空妙有, 공에도 유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방법론을 소개하며 다시금 균형의 태도를 강조했다.

“우리 어렸을 때 하던 쥐불놀이 있죠? 사실 그 안에 대단한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깡통이 원을 그리며 빙빙 돌 때, 바깥쪽으로 튀어 나가려는 원심력, 회전의 중심이 물체를 당기는 힘인 구심력, 그리고 그 가운데에 중심력이라는 무려 세 가지의 힘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마을 공동체의 운영도 쥐불놀이와 같습니다. 마을 공동체를 운영할 때 원심력과 같은 팽창하려는 움직임은 개인사업체나 마을 특화사업이 되겠죠. 그리고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심력과 같은 움직임은 주민역량강화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 두 축 사이에서 강력한 중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리더입니다. 여러분 같은 매니저가 리더가 되어 마을 특화사업과 주민역량강화사업, 이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앞서 언급한 방법론을 실행하기 위한 발디딤으로 주민역량강화사업을 꼽았다. 마을공동체는 협력과 연대가 필수 불가결하므로 공동체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연대와 사업 주체로서의 역량 강화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는 사업의 추진 절차를 세 부분으로 나뉘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예비 및 기본 계획으로, 공동체의 비전과 목표를 명시하고 사업의 정체성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다음 절차는 역량강화교육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에게 전인교육을 실시하고 주민 맞춤형 학습 커리큘럼을 제작하여 주민 참여율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위의 모든 과정과 성과를 분석하고 기록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분배와 환원의 경계에서 작동하는 사회자본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연구」 등 3개의 논문에 임실치즈마을의 사례가 인용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마을 공동체의 의사결정과 기타 제반 사항을 꾸준하게 기록해 온 임실치즈마을의 문화가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강연의 대단원으로 ‘진공묘유한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실제 사례를 이어 소개했다. 경상남도 거제시의 도장포마을, 충청남도 당진군의 백석올미마을, 그리고 이진하 운영위원장이 현재 운영위원장으로 재임 중인 전라북도 임실군의 임실치즈마을까지 세 곳을 차례대로 소개하며 성공적인 마을공동체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청중에게 전달했다.

▲ 도장포마을 전경

도장포마을은 대표적인 관광지 ‘바람의 언덕’을 비롯해 어촌 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련한 마을 복지기금을 통해 유아와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행복 수당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역 주민들이 마을 발전에 힘쓰고 그 결과가 다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백석올미마을

백석올미마을에서는 현지에서 나는 특산물인 매실로 제조한 한과와 매실을 가공한 제품 등을 생산한다. 이 밖에도 전통 먹거리 체험 등 체험활동도 운영한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사용해 지역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마을 주민들의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역 공동체의 안정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 임실치즈마을

임실치즈마을은 치즈 낙농체험과 농촌체험, 유가공 제품 판매 등을 통해 꿈꾸던 자립경제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타 지역 도시민들의 문화 교류의 장인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도농 교류 행사 또한 진행하며 마을을 넘어 더 큰 지역사회의 화합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들 마을의 공통점은 다양한 수익상품을 개척해 협동조합의 운영을 원활히 하면서도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익 창출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 계층을 위한 일자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공헌해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가치를 나누고 있다.

성공한 마을공동체의 사례를 학습하던 한 매니저는 마을공동체 운영의 고충에 대해 토로하며 조언을 구했다.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마을의 가치실현도 중요하지만, 마을의 자립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 운영이 어렵다면 우선 사업 정상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 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다 보면, 자연히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진하 운영위원장의 격려와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끝으로 강연은 끝을 맺었다. 이후, 세미나 시간이 되자 각 평생학습마을의 매니저들은 이진하 운영위원장에게 성공한 마을공동체를 일굴 수 있던 비결을 질문하고, 평소에 평생학습마을의 매니저로서 겪고 있던 마을 공동체의 방향성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워크숍의 식지 않는 열기를 이어나갔다.

(재)광주광역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평생학습마을 사업도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2020년 지역 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되던 평생학습마을은 2021년부터 마을 단위의 평생학습문화 생태계 조성과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성의 성장을 기치로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평생학습마을 지정 마을 역시 두 곳에서 다섯 곳으로 확장했다. 각 평생학습마을이 지역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애쓰는 만큼 매니저들의 고민과 갈등도 깊어질 테다. 평생학습마을의 매니저들이 성공적으로 마을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데 있어 2022년 평생학습마을 매니저 역량강화 워크숍이 밑거름 되었기를 바라본다.

Q. 오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은?

Q. 앞으로의 계획은?

문산꿈C마을학교는 마을문화예술교육과 경험을 배우는 학습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며 깨어있는 시민을 조직하며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Q. 오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은?

Q. 앞으로의 계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