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의 기록Ⅱ 초등·중학과정 문해교육교원 연수 이윤정 | 제5기 웹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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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 4층 대강의실에서는 지역 내 문해교육교원의 전문성 강화와 문해 학습자의 학력인정교육 활성화를 위한 「초등·중학 과정 문해교육교원 연수」가 개최됐다.

진흥원 문해교육 담당자 지훈구 책임역

이번 초등·중학 과정 문해교육교원 연수는 초등·중학 과정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문해교육교원을 양성하고자 개설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교육과 집합 교육이 병행되었고, 집합 교육은 3월 16일과 19일, 두 차례 진행됐다.
진흥원 김대웅 사무처장
진흥원은 연수대상자 선발을 위해 서류심사와 면접 심사를 진행했으며, 3월 10일과 15일 양일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이들을 대상으로 초등과정 26명, 중등과정 24명을 최종 선발했다. 교육은 2주 동안 67시간 진행되며, 2.5시간의 온라인 교육을 포함한 52시간의 교육과 15시간의 실습으로 구성됐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교육내용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문해교육 교원연수 과정 매뉴얼」을 기반에 둔 커리큘럼으로, ‘문해교육 개론, 문해교육 기획 및 개발, 문해교육 교수법, 학급 및 기관경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수료기준은 이론교육 80% 이상 출석, 사전 온라인 강의 수강이며, 이론교육을 이수한 후에는 15시간 현장실습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소정의 이론 과정과 실습을 이수하면 문해교육교원 이수증을 받게 된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오늘은 첫 수업으로, 진흥원 대강의실에서 대면 교육이 진행됐다. 문해교육 학급 및 기관경영에 대한 이론 수업과 멘토링을 통한 네트워크 교육이 이뤄졌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는 기본이다. 강의실 입구에서 발열 체크와 함께 철저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다. 별도의 중식 제공 없이 개인별로 식사하며 물과 일회용 컵은 미지급됐다. 좌석 간 거리두기와 매시간 환기가 이뤄졌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교육 진행은 광주광역시에서 민간 문해학교를 운영 중인 교장 선생님 세 분이 맡아 의미를 더했다. 사랑의 배움터 이미자 교장 선생님, 푸른학당 오성자 교장 선생님, 광주희망평생교육원 한미준 교장 선생님이 참석했다.

그룹 활동으로 ‘예비 문해교원인 나’에 대해 개인별로 세 가지 키워드를 만들어 소개했는데, 나와 다른 선생님을 알아가며 친밀감을 쌓았다. 문해교사로서 알고 싶었던 것을 멘토와 이야기하면서, 현장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문해교육 학급 및 기관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 생각을 적어보고 이야기하며 많은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일까? 학습자들은 어떤 삶을 살기 원할까?’ 그것들에 대한 내 생각과 조원의 생각까지, 일거양득을 넘어 일거7득이다.

학급 운영 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니, 마음은 벌써 문해교육 현장이다. 학급운영 목표를 세우고 실천사항을 마인드맵으로 그리며, 우리 반 별명까지 만들었다. 조원들의 반을 공유하니, 7개 학급이 탄생했다. 피드백을 공유하고, 멘토 선생님의 조언이 더해지니 광주에서 제일가는 문해교육 학급이 완성됐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잠깐의 쉬는 시간을 이용해 몸을 가볍게 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예비 선생님을 따라 건강 체조를 잠깐 하니, 온몸의 피로가 한방에 주-욱 풀렸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감과 경청, 존중과 배려, 내가 먼저 다가가기, 역지사지 등 원활한 소통을 위한 모든 방법이 동원되어 나왔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이렇게 도출된 좋은 소통 도구를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학습자-학습자, 학습자-교사, 교사-교사, 교사-기관, 학습자-기관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보고,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지 의견을 공유했다. 나와 조원들의 해결방법이 비슷하거나 일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른 경우도 많아 ‘아, 이렇게 해결할 수도 있겠구나’ 하며 다양한 소통 방식과 문제해결 방법을 배웠다. 멘토 선생님께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례를 묻고, 상황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현장에서 쌓인 수십 년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문해 교사로서의 가치와 사명,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 훌륭한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지 스스로 묻고 답해보고,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본다. 그리고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다시 생각해 본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훌륭한 교사에 대해 탐색했으니, 이제 문해교육 교수법으로 들어가 본다. 내가 좋아하는 수업, 효과적인 수업은 어떤 것일까?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조원들 각각의 비법을 듣고 나니 수업의 달인이 된 기분이다.

문해교육교원 연수

행복한 수업을 위한 문제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수업 시간의 받아쓰기 상황, 자리 배치 등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을 제시한다. 같은 상황을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듣고, 함께 의견을 나눈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니 문제가 아주 좋은 방법으로 행복하게 해결된다. 우리의 행복한 수업은 계속되지만, 여기에서 현장 취재를 마무리하고, 우리의 멘토인 세 분의 교장 선생님께 어려운 질문을 던져본다.

Q. 푸른학당 오성자 교장님, 문해교육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푸른학당 오성자 교장
A. 문해교육을 시작하는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문해교육 현장을 찾는 분들은 학교를 중퇴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한글이 쉽지 않고, 어려운 분들입니다. 그래서 문해교사로, 봉사자로 일을 시작하면 짧은 기간만 하기보다, 1년 이상 꾸준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가끔 날짜를 착각하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는 교사가 종종 있어요. 문해교사로 활동하게 되면 시간을 잘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가르치다 보면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상황에도 소통할 수 있을 때까지 소통하며 함께 갈 수 있도록 독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들이 ‘나는 눈뜬 봉사였어’라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이분들이 잘 해낼 수 있도록 한자, 한자 자세히 알려주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학습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Q. 광주희망평생교육원 한미준 교장 선생님, 가장 기억에 남은 학습자는 어떤 학습자인가요?

광주희망평생교육원
한미준 교장
A. 가장 기억에 남은 학습자 한 분을 소개할게요. 몇 년 전, 초등과정에 들어와 그 과정을 마치고 중학 과정을 하는 학습자 한 분이 계셨어요. 중학 1학년 과정을 마치고 2학년을 시작하는 3,4월 쯤에 이분의 얼굴 안색이 안 좋아지고, 피부색이 어두워졌습니다. 주변 수강생들이 ‘언니, 왜 그래? 병원에 가봐’ 걱정해도 본인이 아무 말을 하지 않으니 ‘황달이냐’며 놀림을 받기도 했어요. 그래도 아무 말씀 안 하셨죠.

그런데 어느 날 따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너무 놀라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따님이 하시는 말씀이 어머니가 몇 달 전에 간암 판정을 받으셨다고요. 병원에 계셔야 하는데 어머니가 ‘나는 학교에 못 다닌 것이 한이야.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여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학교에 나오셨어요.

‘내가 암이라고 하면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에 함께 공부하는 학생과 교사에게 전혀 말을 안 하셨어요. 학교에 다녀와 따님에게 울면서 ‘친구들이 피부가 왜 이렇게 검어지냐,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면 말도 못 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셨다고 해요.

그분이 항상 저에게 말씀했어요. “선생님 저는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까지 가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어요. 예전에 아가씨 때 재봉틀 같은 것을 많이 해 봐서 대학까지 가서 정말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해 보고 싶어요.” 라고요.

며칠 전까지 얼굴을 보던 사람을 장례식장에서 보니 저도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공부가 하고 싶어서, 공부에 한이 맺혀서, 시한부 상태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학교에 오셨던 그 학습자를 생각하면, 문해교육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 느끼게 돼요. 이렇게 배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셨던 분들이 정말 많은데, 한분 한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소중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문해 학습자를 대하는 자세가 더 겸손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사랑의 배움터 이미자 교장 선생님, 문해 교육을 하시면서 기억남은 행복한 기억은?

사랑의 배움터 이미자 교장
A. 저희 학습자 중 함평에서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이분이 함평에서 몇 시에 나와야 할까요? 집에서 7시쯤 나와 버스를 타고 송정역에서 내리고, 다시 버스를 갈아타 광산구에 있는 우리 학교까지 오신다고 해요. 저희 수업이 9시에 시작하는데, 항상 일찍 오세요. 제일 1등으로요. 그래서인지 공부에도 열정적이세요. 아침에 자습하다가 수업이 시작되면 열성적으로 참여하시는데,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학교에 오신답니다.

결정적으로 이분이 비그플을 배우고 활용하시는데, TV에 출연해 비그플 홍보도 하셨답니다. 이 정도면 자랑해도 되지요?
비그플이란?
비문해자 그들을 위한 플랫폼의 줄임말로, 스마트폰을 통해 비문해자 학습자가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국가 문해교육 센터의 단계별 문해교육 교재를 활용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이다. <관련 기사 : [웹진 24호] 비문해자들을 위한 문해교육 애플리케이션>
문해교육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효과적으로 말하고, 쓰고, 경청하는 등 생활 속에서 요구되는 문해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취재는 ‘예비 문해교육교원’으로 양성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동시에 ‘제5기 광주평생교육 웹진기자’로 진행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전수 받은 내용을 문해교육 현장에서 발휘하여 지역 문해교육 발전에 일조하는 훌륭한 교사로 성장해 갈 것이다.
이윤정
제5기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