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의 기록 Ⅱ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최유리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제6기 웹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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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2022 한국 근현대사에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과 민주인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잊으면 그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전쟁 속에서 우리의 역사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올해는 6.25전쟁 72주년이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참담했던 그 날의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故)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에 설립됐다. 한국 근현대사의 쟁점과 과제를 연구 해명하고, 한일 과거사 청산을 통해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 일제 파시즘 잔재의 청산에 앞장서고 있다.

광주의 민주인권 관련 주요 시민단체의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을 이해시킴으로써 광주의 민주인권 평화운동의 현장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 한국 근현대사에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과 민주인권」 프로그램 소개
▲ 카페 싸목싸목

‘2022 한국 근현대사에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과 민주인권’ 교육 프로그램은 4월 16일(토) 1강을 시작으로 10월 22일(토)까지, 총 11강으로 진행된다.

민주, 인권, 평화의 상징 의향(義鄕) 광주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구한말 이후 한국 근현대사에서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이 민주인권에 미친 영향을 전문가와 피해당사자, 유족들의 강의와 증언, 체험담, 답사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의 세부 교육 내용은 1차시 「해방 이후 되풀이된 학살현장 : 진주」로, 진주시 일대 학살 현장을 둘러보며 강의, 답사, 체험담, 유족들의 증언을 듣는다. 이어서 2차시는 「국가폭력과 예술, 나치와 누스바움의 ‘유대인 신분증을 든 자화상’」을 주제로 진행된다. 3차시는 「<극단 삐딱거울> 역사치유 프로젝트」로, 국가폭력의 현장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연극공연을 통해 선보인다. 4차시 「한국전쟁과 분단의 트라우마」는 동족끼리의 전쟁과 후유증, 그리고 트라우마를 돌아본다. 1차시부터 4차시까지는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카페 싸목싸목에서 진행된다.

5차시에서 8차시는 주요 사적지를 둘러보며 강의와 답사가 진행된다. 식민지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화가 이상호의 인생이 말하는 한국 현대사」「일제강점기 식민지역사」 강의가 이루어지며, 민족문제연구소 강당에서는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주제로 강의와 대담이 제공된다. 8차시인 「민주, 인권, 평화, 미래」는 몽고군부터 시작해 외국군의 주둔지였던 용산을 찾아 1987 남영동 현장, 백범기념관, 3의사 묘소 등을 방문한다.

이후 카페 싸목싸목으로 돌아와 「서훈받지 못한 독립유공자」, 「유신 50년」, 「조선의용대(군)의 항일무장투쟁과 북한에서 그들의 최후」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끝으로, 근현대사에 나타났던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그리고 민주 의식에 대한 긴 서사시가 마무리된다.

각 분야의 저명한 강사를 초빙해 전문성을 기반에 둔 강의와 함께, 직접 국가폭력을 당한 당사자들의 체험담을 듣고, 폭력과 학살의 현장을 방문해 사건의 배후와 내용에 대해 심도 있는 탐색을 진행한다. 단순한 전달식 강의가 아닌 대담과 답사, 체험, 예술을 통한 인문학적 수업으로 깊이 있는 역사 지식과 국가폭력에 따른 인권침해를 보다 생생하게 제공한다. 학습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단일 사건 위주로 단편적으로만 다뤄졌던 국가폭력의 연결고리를 총체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미래의 국가폭력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게 된다.

6월 25일, ‘한국 근현대사에 나타나는 주요 국가폭력과 민주인권 교육’ 수강을 위해 카페 싸목싸목을 찾았다.

강의 엿보기

한국전쟁과 포로수용소 사람들
전갑생 (성공회대 동아시아 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야기의 시작 “왜, 포로 이야기인가?”
▲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냉전평화센터 전갑생 선임연구원

이날 강의는 4강, 「한국전쟁과 분단의 트라우마」가 주제였다. 강의를 진행한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냉전평화센터 전갑생 선임연구원은 5‧18민주화운동과 전두환 군사독재를 경험하면서 민주화운동과 지역시민사회운동에 참여했다. 거제도 보도연맹사건을 취재하다 역사연구로 접어들어 한국전쟁과 지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전쟁역사에서 포로는 어떤 존재인가? 포로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역대 전쟁에서 포로와 한국전쟁기 포로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왜, 한국전쟁기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상징화되었는가? 이번 강연은 몇 가지의 물음에서 출발한다.

“전쟁포로란 무엇인가?”
▲ ‘한국전쟁과 포로수용소 사람들’ 강의 현장

전쟁포로(戰爭捕虜, Prisoners of War)는 사전적 의미에서 사로잡은 적, 전투원을 말한다. 무기를 일정한 정도의 기간에 휴대한 채 참전했다면 민간인도 포함된다.

고대의 포로들은 승전국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귀족의 노예로 취급됐으나, 중세에 이르러 패전국이 승전국에 포로의 몸값을 금전적으로 지불하면 석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1648년 베스트팔렌(Peace of Westphalia) 조약부터는 포로들은 몸값 지불 없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포로 교환은 미국 독립전쟁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사되었다.

전쟁포로수용소(POW Camp)는 포로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노지나 기존 건물, 형무소 같은 곳에 송환되기 전까지 머물러 있던 곳을 의미한다. 포로수용소의 기원은 노먼크로스(Norman Cross, 영국의 형무소)인데, 포로들은 식량부족과 전염병에 시달려 생존이 어려웠다. 전쟁 상황에 따라 포로들은 천막과 신규 건물을 신축해 임시, 혹은 연구 수용됐다. 한국전쟁기의 포로수용소는 기존 형무소와 천막, 건물 신축 등 반영구적 형태로 변화했다.

“포로가 된다는 것은 ⋯ ⋯ .”

2022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2년이 되는 날이다. 한 포로가 송환되기까지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생존한 포로 출신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평화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정전협정 69년이 지난 지금, 포로와 평화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 2022 한국근현대사에 나타나는 국가폭력과 민주인권 단체사진

" E.H 카는 그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 에서 "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일방적 가정이 아니다. 과거의 빛에 비추어 현재를 배운다는 것은 동시에 현재의 빛에 비추어 과거를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의 기능은 과거와 현재의 상호관계를 통해 양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북돋아 주는 데 있다” 라고 말했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전쟁의 참상과 원인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분단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역사 공부의 목적은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통찰력의 안목을 기르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가 역사가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현명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최유리
제6기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