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을 통해 민주, 인권, 평화, 광주정신 함양을 위해 시민교육 특화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민대학 사업은 민선 7기 공약과제 중 하나인데요,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빛고을시민대학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로 5년째 특화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 중입니다.
지난 2월 ‘2022년 시민교육 특화 프로그램 공모’가 시작되었습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 10개의 프로그램은 4월부터 '2022년 시민교육 특화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하나둘 개강식을 시작했습니다. '2022 시민교육 특화프로그램'은 광주의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 광주만이 할 수 있는 민주·인권·평화·공동체를 주제로 하는 사업으로 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습니다.
▲ 2022년 시민교육 특화 프로그램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해에는 학습자들이 안전하고 흥미롭게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온라인강의 콘텐츠를 제작해 줌(ZOOM) 수업 진행으로 시민들의 목마름을 해결했는데요, 그 결과 선정된 9개 프로그램에 2천여 명이 넘는 학습자가 수료해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 시민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한해였습니다.
올해 시작된 '2022 시민교육 특화프로그램'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기존 시민교육을 주제로 정착된 민주·인권·평화·공동체뿐 아니라 문화예술, 1인 가구, 중장년, 리터러시 등 코로나 이후 많은 시민이 요구하는 프로그램도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 이슈를 반영한 10개의 시민교육 프로그램은 차례로 개강하여 활기찬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민교육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지난 5월 12일 개강한 ‘리터러시’ 강의를 수강해 보았습니다.
<시대를 이끄는 리터러시의 소비와 생산>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시민 교육프로그램은 제목부터 기대의 흐름을 반영한 듯해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사)대한독서문화예술협회 주최로 이루어진 ‘리터러시’ 강의는 선착순으로 선정된 20명의 수강생과 함께 줌(ZOOM)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 슬기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생활 ZOOM 화면
5월 12일 오전 10시 기다렸던 첫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사님이 초대한 줌(ZOOM) 주소를 통해 들어간 강의실은 예상과 달리 굉장히 편한 모습입니다. 오프라인 강의라면 격식을 차려 자기소개도 하고, 낯선 이들 틈에서 조금은 긴장하면 경직된 자세로 강사님의 이야기를 경청했을 것 같은데, 온라인 수업은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자유롭게 각자의 자리에서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들을 보니 마치 여러 번 만난 이웃처럼 친근합니다. 강사님은 강의 첫날이라 늦게 접속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10분 정도 기다려주는 여유도 제공했는데요, 그사이 수강생끼리 안부도 묻습니다.
첫 시간인 만큼,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고유선 전략사업실장께서 함께 참석해 수강생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오늘 수업은 대한독서문화예술협회 부회장이신 차숙경 강사의 ‘슬기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생활’이라는 주제로 문을 열었습니다.
강사님의 첫 질문입니다.
최근 뉴스나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리터러시’라는 단어의 의미를 질문하자 다들 ‘문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거나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고, ‘리터러시’를 오늘 처음 들어본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리터러시(literacy)’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미디어 리터러시’란 말 그대로 미디어 언어를 읽고 이해하며, 개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제일 먼저 TV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읽고 해독하는 역량에서 시작되었으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포괄적인 설명이 이어지자 어려워하는 수강생들에게 강사님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흥미로운 그림책 이야기로 풀어주셨습니다.
▲ 그림책으로 살펴본 ‘미디어 리터러시’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라는 동화책 제목을 보며 수강생들은 각자가 가진 생각을 이야기해보았는데요, 텍스트 제공 없이 그림이나 사진 하나만 보고 기사를 쓸 때 정확한 데이터가 제공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답고, 어떤 사람에게는 흉하다’라는 텍스트가 담긴 그림을 보며 수강생들과 올바른 기사 쓰기를 진행해보면서 ‘리터러시’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도 강조하셨습니다.
▲ 배리 베이어의 열 가지 비판적 기능
조금 전문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베리 베이어의 열 가지 비판적 기능’에 대한 이야기로 정확한 정보를 비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호주 빅토리아주(州)에서는 비판-창의적 사고를 정식 교과목으로 선정하고 있으며, 핀란드, 캐나다, 프랑스, 뉴질랜드 등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청소년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가짜 뉴스가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제 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의무화시키는 게 이제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고 있습니다.
리터러시 교육을 받게 되면 내가 본 기사가 거짓인지 진실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고, 생각의 관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미디어 교육 때는 반드시 리터러시가 함께 따라야 하는데요, 미디어는 뉴스, 지식, 정보, 사상과 정서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수단이며, 리터러시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니 ‘미디어 리터러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교육임이 틀림없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분별력 있는 태도를 길러주기 위해 ‘리터러시’는 학교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허위정보나 유해 콘텐츠에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리터러시’ 과정을 수강하는 광주시민대학 수강생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깨어 있는 분 같습니다.
▲ 우리나라의 비판적 사고문화
강사님은 시민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미디어 교육을 하는 이유는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선별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며,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수업은 딱딱하게 이론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고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체험과 토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권위적인 사고문화를 꼬집으며 ‘비난이 아닌 비판하는 자가 돼라’는 설명도 와닿았는데요, 수강생 중 의견이 같은 사람들끼리 소회의실을 만들어 ‘무인도에서 꼭 필요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또 그 지도자의 우수한 점을 남들에게 설득하는 활동도 흥미로웠습니다.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할 것 같았던 과정들을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되는 걸 보니 코로나가 우리를 얼마나 많이 바꾸어 놓았는지 새삼 실감이 납니다.
수업 시간에는 마이크나 채팅창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고, 강사님과 1:1 소통까지 가능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열정적인 수강생들의 참여 태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업에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 무인도에서의 지도자
제가 수강한 <슬기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생활> 프로그램은 두 분의 강사님이 교대로 수업이 진행되는데요, 상반기에는 ‘뉴스 속 세상 읽기와 토론’을 통해 길러진 뉴스에 대한 주체 의식을 토대로 주제별 리터러시 수업이 진행됩니다. 하반기는 상반기의 교육과정 속에서 습득한 객관적인 뉴스를 각종 SNS에 공유하면서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소식을 전달하는 수업으로 진행되는데요, 모든 수업은 비대면 줌(ZOOM)으로 이루어지므로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취하여 세상의 흐름을 읽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SNS가 일상화된 세상에서는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교류하고 민주 사회 구현에 동참하는 시민 육성은 필요합니다. 이번 강의는 자녀교육과 직업 역량 강화를 바라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해, 더욱더 흥미롭게 강의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첫 강의가 끝난 후 한 수강생은 ‘수업에 꾸준히 참여해 뉴스를 접할 때 정확한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을 길러보겠다. 다른 분들에게도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시민대학 프로그램 교육은 2022년 5월 12일(목)부터 10월 21일(금)까지 38회 총 76시간이 진행됩니다. ‘2022 시민교육 특화프로그램’은 평생학습에 관심 있는 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강좌별 세부내용과 수강 신청 방법은 진흥원 홈페이지(www.gie.kr)의 ‘광주시민대학-수강신청’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우리 모두가 시대를 이끄는 슬기로운 광주시민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문의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전략사업실(☎062-600-5241))
- 박현숙
- 제6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