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의 학습 Ⅱ 노인긍정심리와 그림책의 이해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제1차 광주 문해교육 교원 보수교육 개최 - 이윤정 기자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제6기 웹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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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와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관내에서 활동 중인 문해교육 현장 교원들의 지속적인 역량강화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광주 문해교육 교원 보수교육’을 개최한다. 올해 보수교육은 광주광역시 주최,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공동주관으로 진행된다.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인긍정심리와 생활문해교육을 주제로 현장체험과 플립러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총 5차시 운영 예정이다.
문해교육이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문자해득 능력과 사회적‧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생활능력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진흥원은 2016년부터 광역문해거점기관으로 지정돼 문해교육교원 양성과정과 보수교육, 문해의 달 기념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진흥원은 2022년 교육부 공모사업에 7년 연속 선정돼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고, 디지털‧생활문해교육 활성화를 위한 강사연수와 강사 파견 사업을 실시한다.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 전국 최초 문해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비그플2.0’의 추가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인긍정심리와 그림책을 활용한 문해교육

지난 5월 3일, 제1차 광주 문해교육 교원 보수교육이 진행됐다. 이번 교육은 그림책 코칭 전문가인 PK문화교육연구소 김명화 대표의 ‘노인긍정심리와 그림책을 활용한 문해교육’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명화 대표는 유아교육 현장 경험을 접목해 노인긍정심리의 이해, 그림책 개요, 그림책을 활용한 문해수업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학습자로 참여한 문해교육 교원들의 열정이 넘쳤던 제1차 보수교육현장,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동화책에 대한 편견

‘동화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는 편견에서 빠져 나오면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책이지만, 꼭 어린이만 읽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동화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쉬운 글과 큰 글자, 그림까지 삽입되어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노안으로 많은 글을 읽기는 부담스럽고, 작은 글씨는 잘 안 보이는 어르신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동화에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의미가 담겨있다. 독서는 건전한 여가활동이다. 동화책을 읽으며 줄거리를 이해할 뿐 아니라, 둔해진 감각들을 깨우고 기억을 회상할 수 있다. 동화가 가진 다양한 이야기와 그림을 보면서 삶의 가치와 교훈을 얻고 심미적인 만족감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 배우고자 하는 학습 동기를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학습도구다.
고연령층 학습자의 특성
문해교육 현장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법은 ‘받아쓰기’다. 중고령층 학습자는 일반적으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다른 학습자보다 더 잘 하고자 하는 경쟁심이 굉장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받아쓰기는 높은 경쟁 심리를 유발해 글씨를 정확하게 익히려는 동기를 부여하지만, 배운 것을 잊기 쉽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와 같은 중고령층 학습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 커리큘럼을 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습자의 기억력과 인지력을 향상시키고, 과열된 경쟁심에서 벗어나 행복감과 자아존중감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동화책’을 활용하는 것이다.
동화책 「알사탕」

그렇다면 어떻게 그림책을 활용해 문해 교육을 운영할 것인가?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 「알사탕」을 보면서 접근법을 함께 고민해봤다.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림, 그저 웃음이 나오는 그림으로 심미적인 만족감을 느끼고 내용도 쉽게 이해한다. 그 과정에서 글씨는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구슬이를 비롯한 다양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방법도 고민해본다.

백희나 작가는 2004년 출간한 첫 창작 그림책 「구름빵」으로 2005년 국제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돼 10여국가로 서적이 번역‧출판된 바 있다. 구름빵을 원작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이 상연되기도 했고, 2010년에는 KBS에서 구름빵을 원작으로 73부작 TV 애니메이션을 제작‧방영했다. 2019년에는 「장수탕 선녀님」을 출간해 제53회 출판문화상과 제3회 창원아동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장수탕 선녀님」은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먹고 싶은 알사탕은…….”
내가 먹고 싶은 알사탕은 무엇일까? 학습자들은 기억을 회상하며 내가 먹고 싶은 알사탕을 활동지에 그려보고 생각을 주고받았다. 색깔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한 알사탕. 작은 알사탕으로 동화 속 주인공에게 필요한 알사탕이 무엇인지, 내가 주인공이 되어 동화를 이끌어본다.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알사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그려낸다. 내가 표현한 알사탕을 먹어보고, 누구의 소리를 듣고싶은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한다. 알사탕 한알, 한알에 담긴 사연과 느낌을 담아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갈등을 해결해나간다. 이와같은 해결과정에서 감정을 담아 갈등을 표출하게되고, 동화에 사용된 적절한 언어를 통하여 언어 수용능력과 언어표현능력을 키움으로써 문해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문해학습자들은 문해교육에 참여하면서, 문해학습이 삶의 1순위로 자리 잡는다. 배움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랐기에 잘 하고픈 욕구가 크다보니 경쟁심도 덩달아 커진다. 이들이 과한 경쟁심에 지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예쁜 그림과 큰 글씨로 삶의 교훈을 전하는 그림동화책은 그야말로 학습도구로 제격이다.

‘노인의 긍정심리와 동화책의 이해’교육으로 학습자들 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자아존중감과 행복감을 찾을 수 있었다. 동화책 「알사탕」은 나의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말해주기 때문에 감정표현이 서툰 어르신들에게 매우 좋은 책이다. 나 역시 노안이 시작돼 작은 글씨가 부담스러워지는 시기가 됐다. 이 시점에 아름답고 감성적인 동화를 접하니 마음이 부드럽고 행복해진다. 문해교육에 참여하는 문해학습자들이 동화책을 통해 학습뿐 아니라 지친 마음을 ‘힐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윤정
제6기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