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이야기 글 한걸음, 소통 두걸음, 희망 세걸음 최윤영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기획조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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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늦가을,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는 ‘2020년 광주광역시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이 개최됐다.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은 문해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고, 문해교육 프로그램 참여자의 학습성과를 격려하고자 기획되었으며,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됐다.

‘세계 문해의 달(International Literacy Day)’
1965년 11월 17일 유네스코가 지정한 기념일로, 사회·경제·문화적 이유로 기초적인 교육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성인의 문해교육 참여를 확산하고, 문해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촉진하는 날이다. 매년 9월 8일로 지정되어있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매년 돌아오는 문해의 달을 맞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글 한걸음, 소통 두걸음, 희망 세걸음’을 주제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우리 주변에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공모했다. 이번 시화전에는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상’을 수상한 ‘탈출’을 비롯한 33점의 시화가 전시되어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 개최가 제한됨에 따라, 전시장에 방문이 어려운 시민을 위하여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유튜브채널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화전(https://youtu.be/yEoxygTmU9w)’이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진흥원에서 양성한 ‘디지털 리터러시 코치단’이 시화작품과 작품에 얽힌 학습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수상작 15편을 ‘디지털 시화작품’으로 제작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 대상 김복덕 ‘깜밥 코로나’ (https://youtu.be/vwZzhk5T40Y)

항암치료 때문인지 기억을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것과 깜밥을 많이 먹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연관 지어 늦은 배움에 대한 안타까움을 녹여 낸 작품이다.
어렸을 때 가정 형편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공부를 못하였던 기억이 지금도 마음이 뭉클하고 아픈 기억이지만 어린 시절 좋았던 친구와의 기억을 담아 세 친구를 시화에 담았다. 깜밥을 튀겨 설탕을 뿌려 코로나가 먹고 착한 바이러스가 되길 바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하실 정도로 배움의 열정이 잘 나타나 있다.

▲ 우수상 이숙자 ‘다 지나가더라’ (https://youtu.be/Ce8hCrKumDM)

본인의 삶을 그대로, 느낀 그대로 시로 옮긴 솔직 담백한 작품이다. 어렸을 때 글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시화에 담았다. 생업을 이어가면서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팔을 다쳐서 못 쓰는 척 붕대를 감고 가서 대신 글을 써달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글이 눈에 보이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영어도 알고 읽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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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광주광역시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의 시작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였다. 참석자는 발열체크와 자가진단표 작성 후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시화전의 시작을 알리는 힘찬 음악소리와 함께,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접수된 33개 작품 중 8개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여 상패와 기념품을 전달했다.

(재)희망평생교육원의 김복덕 작가의 ‘깜밥 코로나’가 대상의 영예를 누렸으며, 이숙자 작가의 ‘다 지나가더라’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랑의 배움터 임금자 작가의 ‘나는 부자 할머니다’, (재)희망평생교육원 차지아 작가의 ‘마음이 고와야재’, 광주송정도서관 김옥기 작가의 ‘풀잎 사랑’과 정순희 작가의 ‘내 인생은 불씨’, 광주학당 박현순 작가의 ‘나의 첫 시’, 푸른학당 전옥금 작가의 ‘공부의 소중함’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코치단의 일원인 최연희 리포터의 주재로, 대상 수상자인 김복덕 작가의 현장인터뷰도 진행됐다.

Q.대상을 수상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많이 떨리면서도 기쁘고, 기분이 좋습니다.

Q.작가님의 시를 보면 ‘깜밥’을 먹어서 ‘깜빡’한다는 표현이 굉장히 재밌는데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 어머니 밥 하시는 것을 옆에서 보곤 했어요. 그래서 생각난 것이 ‘깜밥 코로나’ 였습니다.

Q.어린시절 회상에서 지금 코로나 상황까지 연결해주셨는데요, 작가님의 시를 보면 항암치료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지금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네, 지금은 괜찮습니다.

시화전 한편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코치단이 제작한 ‘디지털 시화작품’이 상영되었다. 비문해자의 삶이 녹아있는, 감동적인 글과 그림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어두운 방을 가득 메웠다. 디지털 리터러시 코치단은 디지털 시화를 제작하면서 시화 작품에 얽힌 작가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이를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현장 도슨트로 활동하여 시화전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시화전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디지털리터러시 코치단과 협업하여 4차산업과 문해교육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디지털 시화 영상을 제작하여 상영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시상식을 생중계하는 등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광주 문해교육을 홍보했다.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비문해자와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최윤영
기획조정실 책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