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행복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하늘이 내려준 은사를 얼마나 가꾸고 다듬어 가며 노력하는지 여하에 달려있지 않을까?
1972년, 대학 신입생 철부지 시절 어느 봄날, 막연히 포크기타를 배우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와서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고 부족한 용돈을 들여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첫 번째 무대는 전남대 용봉축제 사회를 맡게 되어 포크기타의 위력과 진가를 발휘하게 되었고 내성적이던 성격이 활달하게 열리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 무슨 멋이 들었는지 산으로 들로 젊은 청춘들과 어울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를 주구장창 불러대며 젊음을 즐겼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고 보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 철이 들기 시작했고 소외된 이웃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눈을 뜨게 되었다. 동네 장애인시설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봉사활동 담당자가 ‘행복한 노래교실’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는 얘기에 왠지 내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나의 끼를 살린 노래교실 자원봉사활동이 빛을 보기 시작하였다. 매주 1~2회 정기적으로 장애인들과의 행복한 노래교실이 인기를 얻고 연말에 대표신부님으로부터 자원봉사활동 공로 표창을 받게 되었다. 고래도 칭찬에 춤을 춘다고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행복감이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있었고 주워 담기만 하면 되는 감동과 축복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장애인들과의 만남이 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고 만학을 통한 사회복지사로의 출발점이 되었다. 자원봉사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장애인시설에서 지금은 사회복지법인 사외추천이사로 섬기고 있다. 행복한 사회복지사로서의 탯자리가 된 셈이다.
사회복지와 인간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는지 늦은 나이 50대 중반에 박사과정에 도전했고 과정을 마치자 마침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에서 사회복지현장전문가 공채에 응시하여 선택을 받았다. 사회복지현장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품고 전남대학교에서 예비사회복지사 후학들을 정성어린 마음으로 지도하면서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2016년 대학에서 퇴직한 후 맨 처음 찾게 된 곳이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었고, ‘인생이모작 카운슬러 과정(64시간)’을 이수하였다. 20여 명의 교육동기들이 수료한 후에도 매주 2회 지속적인 모임을 갖고 자율적으로 심화학습을 통해 신중년의 역량을 키워가면서 ‘배워서 남 주자!’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학습을 진행하였으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5년이 넘도록 명맥을 이어올 수 있음은 배워서 남을 주는 봉사활동의 힘이 아닐까 싶다.
2016년 가을, 낯설기만 했던 신중년들이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새롭게 만나 평생학습을 통해 저마다의 장기를 살려가고 치매연구, 스마트폰 활용, 미래설계 등 관심분야를 학습하면서 지역사회를 향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병행하며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1. 협동조합 「한국50+희망발전소」, 「광주시민화해학교」 설립 | 지역 내 주민들의 사소한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와 협업을 통해 화해지원인 양성을 위한 협동조합과 「광주시민화해학교」를 설립하였다. 3년여에 걸쳐 수많은 화해지원인 전문가를 배출하였고, 현재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 운영위원으로 동참하고 있다. |
2. 「빛고을50+ 문화예술봉사단」 운영 | 지역 내 전문 예술단체와 연대하여 남성중창단, 색소폰연주, 가요, 한국무용, 한국전통악기연주 등을 통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실시했다. 고용노동부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에 참여기관으로서 전문예술인들의 무대를 열어주고 소외계층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하였다. |
3. 다문화가족지원사업 동참 | (사)한마음교육봉사단과의 협업을 통해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초등교육과정(7개 과목)을 지도하여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자녀교육 가정교사로 세워가고 있다. 낮은 자존감으로 위기에 처했던 가정이 회복되고 건강한 다문화가정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4. 「굿인생창작소(스마트폰교육)」 개소 | 디지털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개설된 「굿인생창작소」는 신중년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하여 전회원이 ‘스마트폰활용능력1급’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회원들이 ‘배워서 남 주자’ 슬로건에 따라 장애인복지관에서 1:1 맞춤형 자원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는데 큰 보람과 긍지를 지니고 있다. |
5. 「미래설계 아카데미」 개설 |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을 비롯하여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노후준비 및 은퇴설계 강좌에 전문강사로 출강할 수 있도록 「미래설계 아카데미」를 개설하였고 전문 강사로서 출강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전문강사와 공무원연금공단 은퇴설계 강사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된 것이다. |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은퇴 후의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한 신중년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장수가 축복이 아닌 재앙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만큼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살아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은퇴설계를 하지 못하고 맞이하는 노년의 삶은 불행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정년 은퇴를 앞두고 준비한다면 이미 늦고 당혹스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슴 뛰는 분야를 발견하고 노후에 즐길 수 있는 악기도 배워 둘 필요가 있다. 인생 후반 목표와 방향을 잘 설정해야 흔들림 없는 미래가 보장된다.
피하고 싶은 노년이 아니라 준비하고 맞이하는 노년의 삶은 풍요롭게 여유를 즐기며 황혼의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선배시민으로서 추하게 늙지 않고 곱게 익어가며 당당하고 멋진 인생은 신뢰와 존경받는 어른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소유보다는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며 이타적인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 부유하게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자신의 삶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생의 롤 모델인 것이다.
행복한 노년의 삶은 균형 잡힌 노후설계가 요구되는데 재무설계, 건강관리, 여가선용, 대인관계를 비롯하여 웰다잉(well-dying)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별히 대인관계 능력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 재직시절의 특권의식과 권위는 곱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간섭과 지적질은 관계를 깨뜨리고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건강하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웰다잉은 후회 없는 인생,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의미한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 고 이어령 교수는 “죽음이 삶의 한가운데 있다.”고 했다. ‘죽음 곁의 삶, 삶 속의 죽음’을 음미하며 오늘 한 날 이웃과의 만남도 소중하고 가치 있게 보냈으면 좋겠다.
빛고을50+ 대표 /
한국웰다잉문화연구소장
- 학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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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고등학교(1969~1972)
- 전남대학교 문리대(이학사)(1972~1976)
- 동신대학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사회복지학석사)(2000~2002)
- 전남대학교대학원 생활복지학과(가족학)박사수료(2007~2010)
- 경 력
- - 전남대학교 생활대 생활복지학과 교수(사회복지학/산학협력)(2011~2016)
- 장애인자립지원 사단법인 우리이웃 이사장(2015~2021)
- 사회복지법인 행복재활원보호작업장 원장(2000~2006)
- 사단법인 실로암사람들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원장(2006~2011)
- 한국웰다잉문화연구소장(2021~현재)
- 국민연금공단/공무원연금공단 노후준비 은퇴설계 강사(2020~현재)
-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 광주시민교육 나눔강사(2018~2020)
- 저 서
- - 삶과 지적 대화(인성과 융복합 학문의 접근)/공저/전남대출판문화원/2017
- 광주의 사회복지(공저)/광주대학교출판부/2014
- 사회복지학개론(공저)/광문각(서울)/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