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작품집Ⅲ 문해 작품전 수상작 : 시화전 1편 지훈구 |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인생다모작팀 | 광주문해교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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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2019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2019년 광주 성인문해교육시화전을 통해 37개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그 중 4개 작품은 전국 성인문해교육시화전에 출품하였고 전체 참여자 총 15,984명 중 수상자 122명에 선발되어 국회 교육위원장상 1명,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상 2명, 국가평생 교육진흥원장상 1명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매년 광주에서는 진솔한 문장과 심금을 울리는 작화로 전국단위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에는 11만명이라는 수의 어르신들이 글공부를 하러 나오시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은행에 가서 혼자 일 보기, 노래교실에서 가사 보고 노래 부르기, 며느리에게 사랑한다는 편지쓰기, 재단법인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지역의 여러 문해교육기관과 함께 협력하여 11만명의 비문해학습자들이 글공부를 통해 혼자 은행 일을 볼 수 있고, 좋아하는 취미를 찾고, 누군가에게 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닭대가리
김해순
어릴 때 심부름을 시키면 친구들과 노느라
집에 늦게 온다고 할머니가 닭대가리라 불렀다

우리집 닭이 울면
내 친구인 빨간 테 돋보기를 챙겨
핸드백 대신 책가방을 메고 집을 나선다

나는 버스에 앉자마자 정거장 안내를
또박또박 읽는다
NEXT NEXT NEXT
눈으로 쓰고 손바닥에 쓰면
돋보기도 따라서 외운다

옛날에는 횃대에서 조는 닭처럼
버스에서 졸았지만
지금은 버스에서도 공부한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참말로 좋다 진짜 행복하다
공부가 재미있다
닭대가리 머리여서 정말 좋다

오늘 배우면 또 잊어먹고 또 배우니까
버스에서 속으로 웃을 수 있어 행복하다.
  • 김해순 | (재)광주희망평생교육원
  • 20년전에 공부를 시작했다가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겨서 10일정도 밖에 공부를 못하고 그만두었다.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20년 가까이 가슴에 품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너무 공부가 하고 싶어서 다시 희망학교를 찾아왔다.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쓰지도 못하고 부끄러워했는데 이제는 나 자신이 당당하다. 이제는 누군가가 나에게 무엇을 써보라고 하든지 자신있게 쓸 수 있는 나 자신이 너무 좋다. 항상 자주 잊어먹어서 닭대가리라 불렸던 것이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잊어 먹으면 먹은대로 다시 새로운 것을 또 배우고 또 배우고 하는 닭대가리 내 머리가 좋다.
세상으로 향한 꿈
박신현
3년 전 어느날 하늘 땅이 음푹
꺼지더니 우람한 내몸은 쓰러지고
머리속이 까맣게 기억을 쓸어갔다

3살박이 손자처럼 한글도 모른다.
의학용어 줄줄 외던 의사가 오히려
자녀들과 아내에게 등짐이 되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
매일 매일 사랑의 씨를 뿌리고 가꾸고
모두를 아름다운 꽃으로 보둠어야겠다
  • 박신현 | 광주광역시 서구장애인복지관
  • 3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원생활과 집에서 침울한 생활의 연속이었으며 우울한 마음이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고자 어렵게 복지관에 나와 한글수업부터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습니다.
소가 사람이 되어 간다
서금순
글을 쓰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부모님 일찍 가시고
내가 소처럼 살아왔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는 먹고살기 바빴고
남편에 의지하고 살다가
남편 먼저 가시고 혼자되고 보니
글 모르는 내가 꼭 소 같았다

어쩌다 효덕동 한글교실을 만나서
한글을 배우며 사람이 되어 간다
이제는 관공서 일도 내가 할 수 있으나
아직은 서툴러 열심히 더 배워서
어린이 이야기 선생님이 되고 싶다.

다짐한 마음 변하지 않기 바라고
내일 일을 미리 해놓고
내일 학교가기를 기다린다.
  • 서금순 | 효덕동행정복지센터
  • 부모님 일찍 가시고 어려서부터 남의 일만 하며 살아왔고 결혼 후에는 남편이 나를 대신해 살아왔는데 남편 사별후 장님으로 일만하는 소 같다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왔었는데 한글교실에서 배우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밝아지고 관공서 일도 내가 보며 긴 글도 쓸 수 있으니 이 작품이 곧 나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