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목소리Ⅱ 수학이 창작과 만났다! 1인 제조업 ‘메이커스’ 허은정 | 제3기 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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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4차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의 시작점에 서 있다. 인공지능(AI), 유전학, 로봇공학, 나노기, 생물공학이 융합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등 빠른 속도로 서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역동적인 과정에서 기술의 변화는 혁신적인 기회를 창출하지만 동시에 사회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기술 혁신으로 인한 불평등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변화되고 있는 노동시장에서 그 해법에는 평생학습이 중심에 서 있다.

이른 더위가 찾아온 5월 23일, 기자가 방문한 광주 동구에 위치한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광주(Maker Space Fablab Gwangju)은 수강생들이 3D프린터 및 레이저 커터(Laser cutter)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창작물 제작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만드는 작업을 위한 작업공간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장소다. 팹랩(Fab Lab)은 제작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프린터, 디지털 기기와 같은 실험생산 장비를 구비해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제로 생산해 보는 공작소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시초는 미국 MIT 미디어랩이다.

2001년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주변 빈곤층과 인도의 작은 마을을 상대로 한 아웃리치(outreach) 주변 커뮤니티와의 상생 프로젝트 프로그램 일환으로 출발했다. 즉 대량생산과 규모의 경제로 인한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4차산업혁명의 공간을 채워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메이커스는 1990~2000년 유행한 DIY 문화의 확대개념으로 ‘1인 제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엄.도.경!(엄마도 경력이다!) 스마트매쓰디자이너 오픈랩 양성과정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광주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엄.도.경!(엄마도 경력이다!) 스마트매쓰디자이너 오픈랩 양성과정>은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2019년 인생다모작 준비를 위한 커리어개발 교육 콘텐츠 제안 공모에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 이어 좀 더 심화된 프로그램으로, 혁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스마트매쓰디자이너(Smart Math Designer)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이다. 특히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의 다양한 영역으로 사회참여 기회와 메이커 문화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매쓰디자이너(Smart Math Designer)는 수학을 이용한 아이디어 창작 과정으로 이론부터 실습, 소프트웨어(SW), 견학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은 15차시 총 45시간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학습이 진행된다.

이날 수업은 20~50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한 가운데, 남기욱(오픈랩 대표이사) 강사의 도움으로 매쓰메이커스 실습 과정인 디지털 제작 도구를 활용해 만년 달력을 디자인하고 도면을 제작하고 있었다.

미래의 새로운 인생 도전으로 스마트매쓰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정선영(공하나협동조합 대표이사)대표강사
Q1메이커스에서 어김없이 수학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학 원리를 적용해 미처 알지 못했던 일상에서의 제품에 수학적 측정력, 사고력, 통찰력을 기를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스마트매쓰디자이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자면.
“일을하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 수업을 하게 되었고,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학문의 기초가 수학인데 교육적인 전문적인 것은 학교에서 하고, 학교에서 못하는 부분들을 스마트디자이너 분들이 해주셨으면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추어서 3D프로그램이나 3D 기계장비들을 활용해서 아이들이 먼저 알고 있던 것들을 이론과 같이 접목해서 아이들이 가는 방향으로 디자인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스마트매쓰디자이너라고 한다. 우리가 명칭을 만들었다.
Q2과정 자체가 매우 미래지향적이다.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의 다양한 영역으로의 사회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꼭 고학력자여야만 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가 고학력이라고 하면 석사, 박사를 생각하는데 꼭 그런 의미만은 아니다. 이번이 작년에 이어 심화 과정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이론적인 것들이 뒷받침하고 있어야 해서 어느 정도 수업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으면 된다.

이번 심화 과정은 좀 더 전문적인 3D를 이용하거나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바로바로 직접 제작에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고학력으로 제한을 둔 부분이 있다.”
Q3학습자들이 스마트매쓰디자이너 과정을 통해 취업이나 창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을 것인데, 그간 좋은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작년 기본과정에 이어 이번이 심화 과정인데, 첫 번째 기본과정을 끝냈을 때 학교에서 수학동아리 친구들이 우리가 하고 있던 가죽공예 프로그램을 선택을 해줘서 1기 선생님들이 직접 지도를 했었고, 최근에는 양림동 매쓰투어에도 선생님들이 수업지도를 했다.

그리고 사회공헌 활동으로 마을 축제에 연계가 되어 부스 운영에 참여하였고, 빛고을 공예창작촌에서 5월 17일~26일까지 진행하는 광주공예대전에 선생님들이 자원봉사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과정을 끝내신 분 중에 본인 집에서 공부방을 운영하시는 분도 계시다.”
Q4수업이 수료 된 후에도 평생학습 동아리를 결성하여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것인지.
“기본과정을 끝내고 나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학습을 해왔고, 그분들이 심화 과정으로 이어졌다. 이분들이 수료한 이후에도 마을마다 평생학습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 바로 수업을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었다.

또한 여러 센터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발판을 마련 중이다. 내년에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중학생 자유수강제에도 이 프로그램이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6월 15일에는 서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현장 견학을 가서 그곳에서는 어떻게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눈으로 보고 올 계획이다. 이번에 제가 운영하는 공하나협동조합과 남기욱 대표님이 운영하는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광주의 협업으로 우리 프로그램이 선정되는데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저희는 이론에 집중해서 현장의 이야기를 잘 전달해 나가고, 이곳 메이커스페이스 팹랩 광주에서는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내는 작업을 병행하며 수업 진행 중이다. 오늘 동구 이 공간이 있고 이 프로그램을 너무나 잘알고 있는 대표님이 계셔서 학습자들에게 계속적으로 좋은 피드백이 전달될 것이다.”
남기욱(오픈랩 대표이사)강사
Q13D프린터나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작 도구는 그야말로 3D 모델링 등 소프트웨어도 알아야 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도구다. 메이커스 운동의 현재 국내 현황은 어떠한지.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에서도 사회적으로 1인 제조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때 ‘메이커스 운동’ 붐이 일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메이커들을 위한 공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작년에는 65개소가 오픈하였다. 그 외에도 기관 내에 메이커스페이스가 있고 앞으로도 더욱 늘어갈 추세이다. 광주전남에는 4군데가 있다.
Q2매쓰메이커스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제품은 무한 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종류를 말하자면.
“3D프린터로 플라스틱, 금속 모두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3D프린터로 찍어낸 자동차 ‘strati'가 44시간만에 만들어졌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로봇이라도 공방에 맡기면 뚝딱뚝딱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수업을 통해서는 만년 달력, 하노이탑, 업싸이클링 가죽공예, 변형 테셀레이션 원리를 이용한 테셀 받침대, 업싸이클링 악세서리 등을 디자인 제작하고 있다.
학습자 김정미씨

마지막으로 이번 스마트매쓰디자이너 오픈랩 양성과정을 신청한 학습자 김정미(40세)씨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Q1자신을 소개하자면.
“유치원 교사로 활동하다가 결혼 후 10년간 육아에 전념하며, 경력단절 여성이 되어 다시 사회로 나왔다. 현재 딸(8세)과 아들(6세)을 두고 있다.
Q2이 과정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지금까지 학습을 하면서 느낀 점, 그리고 과정을 마치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진흥원 프로그램 신청할 때 같이 하자고 하는 지인이 있어서 더 재밌게 참여할 수 있었다. 혼자였으면 아마 힘들었을 것 같다. 작년 기초과정 수료하고 이번 심화 과정도 참여했는데 초급과정을 돌아보면 처음 접해보는 도구들에 어렵기도 했지만 반면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3D프로그램을 배우고 도전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3D 프린팅 기법도 재밌다. 이후에는 이보다 더 심화 된 과정을 받고 싶고, 방과 후 수업교사, 수학 공예 개인 창업도 생각 중이다.“
Q3모든 과정이 수학을 기초로 한다. 그런데 상당히 재미있는 것 같다.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았는지. 아이들과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
“어렵거나 힘들어도 여기까지 왔다. 아이들과 집에서 열쇠고리도 같이 만들어 보고 테셀레이션 원리를 이용한 놀이 식으로 같이 동참하여 재밌는 시간을 가졌었다. 오는 6월 15일에는 서울 서초수학박물관을 아이들과 함께 견학할 예정이다.”
Q4끝으로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용은 어떤 것 같은가? 그리고 건의 사항이 있다면?
“한 분야를 확장되게 계속할 수 있도록 심화 과정을 만들어 주고, 배우고 나서 실질적인 직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 프로그램이 구축되었으면 한다. 심화 과정으로 일자리까지 연계가 되어서 이 부분까지 지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수년간 사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면 앞으로의 세계는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제품을 생산,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1인 제조업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개인 맞춤 시대, 즉 메이커스 시대가 열렸다.

한편, (재)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시민이 행복한 평생학습을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과정별 신청 및 접수는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며, 교육과정별 세부일정과 내용은 진흥원 공식 홈페이지(http://www.gie.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은정
제3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