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인터뷰Ⅰ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시대! 김민지, 최유리 | 제4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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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시대!
이제는 광주도 반려동물 전문가(펫시터)가 책임집니다.

“반려동물 돌봄 인구 천만 시대 도래!”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다. 국민 다섯명 중 한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셈이다. 이에 펫코노미(펫+이코노미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며 반려동물 산업이 급성장했고, 반려동물과의 생활이 담긴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 아니라, 펫시터(반려동물 관리사) 직업이 각광을 받은지도 오래다. 서울과 경기도 대전 등 대도시에서는 2~3년 전부터 펫시터들이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광주에는 전문화된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펫시터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광주의 반려인은 시 전체 인구의 23%인 35만 명으로 추정(2019년 기준)되며, 하루빨리 전문교육을 받은 펫시터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올해 광주에는 실습수업과 더불어 펫시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펫시터 전문 양성 과정 수업”이 처음 개설됐다.

광주 서구 풍암동에 위치한 ‘달빛고양이네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 지난 5월 15일부터 시작된 ‘반려동물 관리전문가 펫시터’ 과정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6월 26일이면 상반기 과정(총 98시간)이 완료되는데, 수강생 모두 자격증 취득을 위해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오늘은 슬기로운 다묘생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협동조합의 대표이자 이 수업의 진행자인 정욱 강사의 한마디에 수강생들이 모두 집중한다. “우리는 주로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해서 몸짓을 통해 사람들에게 언어를 전달하지만, 고양이들은 온몸을 사용해서 언어를 전달합니다. 그럼, 먼저 고양이의 눈에 대해 살펴볼게요. 이들의 눈만 보더라도 지금 어떤 환경에 처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동공은 흥미가 생겼거나 흥분했을 때 눈이 동그래집니다. 간식을 주게 되면? 흥미로워서 눈이 동그랗게 되죠? 그런데 또 눈이 동그랗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언제일까요? 바로, 방어적 공격이나 무서웠을 때입니다.” 이내 수강생들은 “맞어맞어~ 사람도 놀라거나 할 때 눈이 커지잖아?”라며 공감의 끄덕임을 보낸다.

“고양이는 귀 모양으로도 우리에게 감정의 시그널을 보냅니다. 앞에 사진을 봐볼까요? 귀가 옆으로 돌아서 아래로 내려갔을 때는 방어 하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고양이들이 무서워할 때입니다. 다음은 귀가 뒤로 돌아서 머리에 완전히 납작하게 붙어있는 건, ‘진짜 진짜 나에게 오지마!’ 라는 표현입니다. 고양이들이 처음부터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방어 먼저 하는데요. 방어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사람들이 읽지 못하면 공격을 하게 됩니다. (이하 생략)”

몸짓언어에 대한 열강이 이어지자 협동조합의 마스코트인 천둥이(고양이)가 수강생들 옆으로 다가온다. 마치 자기가 보내는 시그널을 알아 맞춰 주라는 듯 꼬리를 쭈~욱 올려 부르르 떨어 보인다. “방금 천둥이의 꼬리 언어는 (천둥이가) 자주 하는 표현이죠?” 라는 강사의 물음에 “반갑다고 인사하는 거예요.” 라며 수강생들이 웃으며 응답한다.

인기 많은 아이돌 그룹의 노래 가사를 보면 ‘시그널을 보내 시그널을 보내/ 근데 전혀 안 통해/ 눈빛을 보내 눈치를 주네/ 근데 못 알아듣네/ 답답해서 미치겠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인간관계에서도 감정표현의 시그널을 알아채지 못하면 그 관계가 위태롭기 마련이다. 하물며 눈과 귀와 꼬리 등 온몸으로 자신의 언어를 전달하는 반려동물의 시그널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그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들이 보내는 ‘시그널’을 잘 캐치 해내는 것은 정욱 대표가 펫시터 교육을 처음 개설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제일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다.

수업이 끝나고, 정욱 대표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펫하우스 협동조합 및 달빛고양이네 협동조합의 정욱 대표 인터뷰

Q ‘펫시터 양성 수업’을 개설하게 된 계기와 교육과정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펫시터 자격증을 준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중 ‘인터넷 강의’를 통해 쉽게 취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펫시터는 실무 경험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죠. 펫시터 뿐만 아니라 반려인들 모두가 ‘반려동물의 행동학적인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강아지나 고양이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더 신중한 선택을 하고, 유기동물의 발생 빈도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 위해 이론뿐만 아니라 실습을 통해 이들의 표정과 시그널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을 두었습니다. 이에 더불어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격증 취득을 통해 펫시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교육과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수강생들의 열정과 참여도는 높습니다.

Q 교육 대상과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

교육 대상을 선정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대상은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 취득과 관련 학과로의 진학을 원하는 청소년’이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관심 분야의 전문교육을 일찍 받게 되면, 이들의 활동 범위도 점차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현재 (상반기)수강생들이 1기인데, 청소년 친구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어 늘 뿌듯합니다. 저 역시 열심히 해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죠. 이 외에도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시는 분 등 일반인 수강생의 경우 제한적인 것은 없습니다. 나이도 무관하죠. 수업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진지하게 임하실 분들을 꼼꼼하게 선정해 현재 9명의 수강생들이 꾸려졌습니다. 2기(상반기) 과정은 7월 3일부터 8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Q 유기동물에 관해 광주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먼저 길고양이에 대해 얘기 하고 싶습니다. 밥을 챙겨주시는 건 좋지만, 함부로 만지면 안됩니다. 고양이들은 기본적으로 낯선 냄새를 싫어해 새끼 고양이에게서 낯선 사람의 냄새가 나면 새끼 고양이를 멀리하게 됩니다. 때문에 새끼 길고양이는 절대 만지지 않아야 하는데요. 이들이 엄마 품을 떠나 보호소로 들어가게 되면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보호소의 환경(전염병에 감염되는 등)을 버티지 못한 채 대다수가 죽게 됩니다. 또, 유기동물을 반려동물로 입양하실 때,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협동조합에 유기묘들이 있는데 간혹 “아이들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해서요. 아이들 선물로 유기묘 입양하려구요.”라는 의식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이 아닌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키우는 분들은 지양하고 싶습니다. 반려동물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유기묘나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으시다면, 입양 전 공부를 많이 하시고 준비 없이 시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하게 잘 사는 방법이 하나는 이들에 대해 많이 알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펫시터 양성 수업’의 수강생들을 만나보았다.
[수강생 인터뷰1] 학교 밖 청소년

Q 펫시터 양성교육을 수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희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보니, 평소에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수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펫시터 뿐 아니라, 반려인으로서 강아지를 키우면 꼭 알아야 할 사항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수업 과정 자체가 너무 잘 짜여 있는데, (광주평생교육진흥원과 협동조합) 덕분에 무료로 수강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 늘 감사한 마음으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Q 향후 진로계획 및 2기 수강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펫시터와 관련해서 취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문가가 되어, 수업을 진행해주신 분들처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요. 강아지의 몸짓 언어를 배웠으니 이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분들을 대신해 언어 소통자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2기 수강을 하실 분들도 저희처럼, 확실히 배우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은 자세로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료하고 하니 한 번 들어볼까?’하는 마음 대신, 좋은 기회이니 꼭 좋은 성과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강생 인터뷰2] 일반인 수강생

Q 본인 소개 및 수업을 수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반려견과 함께 생활한 지 4년 반이 된 애견미용사입니다. 애견미용 일을 시작한 지는 1년 반 정도 되었고요. 이 일을 하면서 강아지들이 미용 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때문에 훈육미용(미용 트라우마를 지닌 강아지의 행동과 표정을 맞춤 훈육 후 미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더욱더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수업과정 중 카밍시그널(강아지의 몸짓 언어) 교육과정은 늘 기다려지는 수업이었습니다.

Q 반려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반려동물의 몸짓언어에 대해 교육을 받다 보니, 이들의 시그널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시다면, 몸짓언어에 대해 많이 공부하셔서 서로서로 잘 소통이 되어 함께 행복한 일상을 꾸려가시면 좋겠습니다.

광주시에서는 보호능력을 벗어난 동물보호소 시설을 보완한 ‘반려동물 종합보호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작년(2019년)에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반려동물과 시민이 함께하는 ‘반려동물 한마당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시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광주시에는 ‘동물전담부서’가 개설되어 있지 않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기동물 문제나 길고양이 개체수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동물전담부서 개설과 올바른 동물문화교육을 실시 할 전문인력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올해 처음 개설된 ‘반려동물 전문가, 펫시터 교육’은 드디어 광주에도 전문인력을 갖추게 되는 마중물이 되었다. 앞으로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펼쳐나갈 이들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민지·최유리
제4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