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목소리Ⅲ 김선생의 광주사랑 ‘광주의 역사’ 글‧그림 | 김길남 웹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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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중․고등학교에서 지리교사로 근무하다 퇴직 후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길남 웹툰 작가의 연재 코너입니다. 김길남 웹툰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광주사랑 블로그(http://yeisee.blog.me)에는 광주의 역사, 문화, 인물 등 다양한 이야기가 4컷으로 그려진 만화와 함께 담겨 있는데요. 퇴직 이후 열심히 수집한 광주에 대한 자료의 핵심만 쏙쏙 뽑아 만화로 제공한 광주 사랑 이야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광주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광주평생교육 웹진 「무돌씨의 마르지 않는 샘」을 통해 연재되는 김선생의 광주사랑!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번 주제는 ‘광주의 역사’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광주 무등산에서 만나는 통일신라 시대의 고성 - 무진고성 주변의 이야기
김선생의 광주사랑(155) 무진고성과 그 주변 이야기

오늘 포스팅할 장소는 무진고성입니다. 광주시내에서 무등산 쪽으로 넘어갈 때 만나는 고개가 하나 있습니다. 이 고개의 이름은 잣고개입니다. 잣고개 정상에는 옛날의 주막을 닮은 자그마한 가게가 하나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오래된 성이 하나 보입니다. 돌로 쌓은 성입니다. 오랜 역사의 향기가 풍겨오는 멋진 성입니다. 이 성이 바로 무진고성입니다. 광주의 이름이 '무진주'였을 때에 쌓은 성이라 해서 성 이름에 '무진'이 들어간 것입니다. '고성(古城)'은 한자 그대로 오래 된(古) 성(城)이라는 뜻입니다.

이 성이 있는 고개의 이름이 성(城)을 나타내는 잣고개이고, 부근의 골짜기가 '도독골'이라고 전해온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성이 '무진도독고성(武珍都督古城)'일 가능성이 있어보이지만,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으므로 이 문제는 숙제로 남겨야 할 듯 합니다.

이 성에 올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성에서 가까이 바라보이는 '장원봉'의 유래와 그 아래에 있었다던 향교이야기도 하고, 잣고개를 조금만 더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4수원지'이야기, 그리고 해마다 가을이면 4수원지를 찾아오는 청둥오리떼를 자신이 기르는 오리라고 팔아먹은 '광주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 그리고 새인봉 호랑이의 전설도 들려주었습니다. 무등산에 새겨진 김덕령 장군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지요. 그리고 충효동의 도요지 이야기, 그리고 가사문화권의 이야기까지. 산신단이 있고, 의재 허백련의 춘설헌이 있으며, 삼애다원과 광일목장이 있고, 무등산 삼밭실도 있습니다.

최흥종 목사의 이야기, 남도의 성인 이세종과 이현필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성산이기도 합니다. 민중과 함께 애환을 함께 나누었던 사람의 얼굴을 한 증심사와 원효사를 품고 있는 산이기도 하지요. 서정주와 범대순 시인의 시혼이 새봄의 진달래 향기 속에 피어나고 고운 단풍나무 그늘에서 함께 물들어가는 산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뛰어넘어 지사로 선비로 살아 민족의 나아갈 길을 염려하고 삼애사상을 정립했던 남종화의 태두 허백련 화백과 오지호 화백의 숨결이 새벽하늘의 푸른 바람으로 광주시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산. 굳이 남성숙님이 주장하는 무등산권 1천년 인물벨트를 이야기하지 않더라고 무등산은 남도인들의 지성소입니다.

사실 무등산은 자연으로 존재하는 말없는 산이 아니죠. 수천년 동안 광주에 터잡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밤하늘의 잔별들보다 보다 더 많은 전설과 사람들의 이야기로 수놓아진 또 한편의 '천일야화' 같은 보배로운 산입니다. 이 산에 오르는 일은 무등의 품에 오롯이 안기는 일이며, 무등을 바랐고 무등을 살았던 고운 님들의 순결한 숨결과 하나되는 일이며, 역사의 지성소에 무릎을 꿇고 누가 뭐라고 해도 포기할 수 없는 호연지기의 세상, 겨레의 가슴이 하나되는 대동세상의 예배자가 되는 일인 것입니다. 무등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또 다른 광주의 ‘역사’에 대해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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