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기자 제3기 박현숙

내가 사는 아파트에 잘 꾸며진 작은 도서관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 작은 도서관 안에서 내가 꿈꾸던 평생학습을 할 수 있고 그 배움을 통해 나눔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바로 광주 광산구의 주민행복 징검다리 행복학습센터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행복학습센터란 지역 주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평생학습을 누릴 수 있도록 설치한 동 단위의 평생학습 공간입니다. 지역 사회에 필요한 맞춤형 평생교육 사업을 지원하여 지역 공동체 발전을 도모하는 주민에 의한 평생교육 시설인데요. 학습을 통한 행복한 삶의 영위를 지향하는 주민 밀착형 평생학습센터로 성장하고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2013년 처음 도입된 행복학습센터 지정 운영제는 지역마다 작은 도서관이나 목공카페, 갤러리, 공방, 아파트, 병원 등과 연계해 주민들이 원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확산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광산구에는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여 학교나 아파트 등 공유 자원을 활용해 주민 주도적 평생학습을 이끌어 가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그중 학습 선순환 우수 사례로 손꼽히는 특별한 장소와 인물이 있다고 해 찾아가 보았습니다.

신창동 호반 베르디움 5단지에 자리한 글마루 행복학습센터 박지영 관장과 김유경 학습자인데요. 김유경 학습자는 마을 작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배운 캘리그래피 수업을 계기로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지금은 중학교 방과후학교 수업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생 2막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매니저 인터뷰(글마루 작은 도서관 박지영 관장)

1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수업했던 프로그램을 벗어나 올해는 새로운 과정이 들어왔습니다. 현재 일반 과정에서 업그레이드된 중급 감성 캘리, 가을에 새롭게 운영될 수채 일러스트, 프랑스 자수 아틀리에 수업 진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1인 1작품 만들기가 올해의 목표인데요. 한 작품을 완성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자기 개발과 더불어 삶에 활력을 주는 활동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계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습자 인터뷰(‘나만의 캘리’과정 김유경강사)

1행복학습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에 캘리그래피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어요. 어느 날 들리는 소문에 글마루 행복학습센터 캘리그래피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 수강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공고가 뜨는 첫날 “나도 한번 배워 봐야지” 하고 수업을 들었는데 첫 수업을 듣고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소문만 듣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오전 시간에 뭐라도 배우고 싶어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요. 사실 뭘 하나 배우고 싶어도 주부들은 경제적, 시간적 여건 때문에 무척 고민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행복학습센터는 재료비만 내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과정을 골라서 수강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광산구 주민이면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글마루 행복학습센터가 있으니 특권을 가진 것 만 같습니다. 엄마가 연습장 꺼내고 그림을 그리니 한글을 배워야 할 시기에 있는 아들이 옆에서 같이 글을 쓰더라고요. 엄마가 매일 한글을 쓰고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놀이처럼 보였나 봐요. 지금도 아들딸들은 제가 캘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옆에서 무언가 쓰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가족 소개 시간에 “엄마는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이게 교육상으로도 너무 좋은 거구나.” 생각했답니다. 꼭 직업이 아니더라도 주부가 취미로 너무 좋은 것 같아 주위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죠?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평생직장, 평생직업의 개념이 사라진 지금 행복학습센터를 통한 지원과 참여 독려가 얼마나 필요한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배움으로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행복학습마을은 결국 나눔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김유경 학습자의 작은 용기 하나는 삶의 방향까지 바꾸어 주었습니다. 글마루 행복학습센터가 지역민들이 평생학습을 함께 배우고 나누면서 자기 개발까지 이뤄 낼 수 있는 공간으로 지속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모든 학습자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길 응원합니다.

웹진기자 제3기 이윤정

광주 송정5일장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우리의 전통시장, 어르신들, 각양각색의 물건들, 삶의 활기 등 떠오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송정5일장 주차장 근처에 정말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청년들을 만나서 활동하는 젊은 공간, 이공 행복학습센터를 찾아가 그 곳만의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니저 인터뷰(이공 협동조합대표 이세영 대표)

1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청년들이 자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라는 비전을 가지고, 마을 안에서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민주 시민 교육을 통해서 마을의 주체로 성장하고, 가족 공동체를 벗어나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하도록 그 필요성을 깨달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관심과 참여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삶 팁(Tip) 강좌, 생존의 기술, 영어로 배우는 민주시민교육(Hello, democracy) 등이 있습니다.

‘차를 마셔보자’ 라는 저의 수업 장면입니다.

웹진기자 제3기 최유리

구름다리 행복학습센터는 첨단호반2차 아파트를 중심으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파트 주민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서로에게 배움을 구하고 나누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도서관에서 ‘천연화장품 & 천연비누’ 교육이 있던 날, 담당자(정소라), 학습자(정세리)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매니저 인터뷰(구름다리 작은 도서관 정소라 관장)

1오늘 인터뷰에 참여해주셨는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구름다리 행복학습센터에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고,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즐기며 배우는 민요교실 (목요일, 성인대상)

작년에는 중등 수학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어요. 올해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엄마들이 직접 내 아이를 가르치면 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사교육을 덜 하자는 취지로 개설하게 되었어요. 이 수업은 인문학과 연결된 초등수학이어서 초등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고등까지 연관되어 있어요. 수업방식은 선생님이 ppt로 수업을 준비해오시고, 교재를 한 권씩 지급해서 같이 문제도 풀고, 수업이 끝난 후에 숙제도 내주세요. 초등 수학교실이다 보니 그림책을 연계하거나, 초, 중, 고등학생이 읽으면 좋은 수학책도 소개해주세요.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좀 어려워하기도 하시는데, 부모가 배워서 자녀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수업이에요. 저도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 수학 수업을 듣고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있어요. 따로 학원을 안 보내기 때문에, 집에서 같이 하니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초등 수학교실 (수요일)

작년에 천연비누 수업을 하다가 참여자 반응이 좋아서 올해에는 천연화장품도 같이 진행하고 있어요. 다른 프로그램보다 재료비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그만큼 제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수강생 대부분이 30대~40대로 인근 아파트에 사시는 주민 분들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다른 동에서도 배우러 오세요. 천연비누를 구매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그런지 참여자의 배우려는 욕구가 가장 큰 프로그램이에요.

천연화장품 & 천연비누 (월요일)

우리가 사는 공간이 생활방식을 결정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 소소한 공간에서 평생교육을 통해 관계와 소통을 배운다. 마을과 함께 더불어 사는 교육은 마을 사람이 함께 참여해야 하며, 마을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격언처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마을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별한 것 없는 누구나 사는 이야기,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일상적인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 경험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 이웃, 가족 등 모든 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세대의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들고, 참여하는 평생교육이야말로 지역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며, 지역 공동체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2019년 현재 운영 중인 광산구 행복학습센터 내용을 다음과 같다.

박현숙·이윤정·최유리

제3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