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어진 골목길을 막 지날 때 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고야 무언가 빠뜨리고 나왔다는 걸 알았다. 지난해 나에게 봄은 건망증으로 다가왔다. 반복되는 생활의 무기력함에 지쳐있을 때 우연히 시작한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웹진 기자단은 오아시스 같은 활력소였다. 마을공동체 평생교육 사업과 1시민 1학습동아리 활성화 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평생교육진흥원 사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어려웠던 첫걸음도 쉽게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돌씨 목소리 ‘요리의 향연’을 시작으로 시민 인문학 강좌에서 만난 소설가 황석영 선생님과의 시간은 가을밤을 설렘으로 물들게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생교육과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지 직접 보고 인터뷰하면서 스스로도 많은 성장을 했다.
현 시대는 언제, 어디서, 누구나 배우며 성장하는 평생학습 사회이다. 한평생 배움의 즐거움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가기 위한 필수 요소임이 분명하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길 위의 인문학교실’부터 ‘빛고을 시민대학’까지 손만 뻗으면 누구든 평생교육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며칠 전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의 '시민이 행복한 평생학습 사업' 공모 소식을 들으며 또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얼마나 많은 분들이 평생교육으로 웃게 될지 기대가 됐기 때문이다. 웹진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이웃들이었다. 배움의 갈증을 마중물로 끌어주는 멋진 분들이었다.
2019년 웹진기자단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또 다시 봄이 왔다. 꽁냥꽁냥 연인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봄이지만 나의 귀에는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러 어서 오라 부르는 소리 같다.
“이제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밋밋합니다. 지금도 무슨 일인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라고 이야기한 황석영 작가의 이야기처럼 올 봄 나에게도 근사한 일이 생겨나면 좋겠다.
- 박현숙
- 제2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