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목소리Ⅰ 배움과 체험이 일자리가 되는광주 북구‘인생 배움터, 무릎학교’ 국승희 | 사업담당자·광주북구청 인권교육과 평생학습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 인쇄
무릎학교, 제15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우수상' 수상

지난해 10월 교육부가 주최한 제15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에서 ‘인생배움터, 광주 북구 무릎학교’가 평생학습 특화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돼 광주지역 최초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은 교육부 주최로 매년 수여되는 상으로 평생학습문화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생활 속 평생학습을 실천하고 있는 개인과 기관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북구평생학습관(구정목표)
북구 평생교육사 국승희 선생님

그렇다면 무릎학교는 어떤 곳일까? 인생배움터 ‘무릎학교’는 말 그대로 할머니 무릎에 앉아서 교감하는 사업이다. 체험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나아가 배움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최종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5년 광주 북구청이 시작한 특성화사업의 하나인 무릎학교는 행복학습센터를 거점으로 배움을 환원하는 마을별 평생학습 플랫폼을 조성하고 지역자원을 활용한 학습형 일자리 연계사업이다.

인생배움터 무릎학교 성과공유회
무릎학교 솜씨언니

‘무릎학교’는 주민의 교육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마을인문, 솜씨언니, 골목, 마을생태 캠퍼스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발굴·운영해 학습만족도는 물론 평생교육 기회 확대를 통한 지역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들과 퇴직자 등 지역사회의 숨겨진 인적자원을 평생학습 전문 인력으로 양성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배워서 내가 가지는 문화센터형 사업이 아닌 삶의 경험에 녹아 있는 학습을 공유한 뒤 이를 다시 나누는 주민 사랑방 평생학습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인생배움터, 무릎학교’로 전국 평생학습도시 메카로서의 위상을 드높인 북구청 인권교육과 평생학습팀 국승희 주무관을 만나보았다.

1평생학습특성화사업 ‘무릎학교’는 어떻게 시작이 되었나?
2015년부터 평생학습도시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공모사업이 있었다. 지역특화사업으로 일자리를 찾자는 공모사업이었는데, 솔직히 일자리를 평생학습을 통해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는 지역사회를 환원하는 방향으로 마을 안에서 일자리를 찾아보자는 것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무릎학교’는 예전 할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무릎학교’ 또한 할머니 무릎에서 어릴 적 교감했던 삶의 지식이 평생 간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무릎학교 인생배움터
무릎학교 솜씨언니
2사업 진행은 어떻게 계획했나?
처음 사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적으로 계획되었다. 먼저 ‘배움터’를 만들어 지역사회 환원을 함께 할 할머니들을 우선 찾았다. 마을의 유능한 할머니들을 강사로 임명하고 본인의 기술을 끄집어내는 작업을 1년간 이어갔다. ‘무릎학교’는 할머니, 40~50대 엄마, 청년들로 시작한다. 다음해 2016년에는 무릎학교 2.0 심화과정을 운영했다. 배움터로 시작한 무릎학교의 업그레이드판으로 5개 과정의 ‘배움터’와 ‘체험터’를 함께 진행했다. 마지막 2017년에는 이들의 활동을 모은 가이드북(레시피북)을 만들었다. 메뉴얼을 만들어 과정별로 수강생들을 모아 활동하며 마을단위 동 단위 특색도 찾았다. 이는 행복학습센터 사업과 맥락이 비슷하다. 드디어 2018년에 무릎학교를 행복센터와 합쳐졌다. 마을인문, 솜씨언니, 골목, 마을생태 캠퍼스 등 11개 센터를 나누었고, 2017 제작한 가이드북을 활용했다.
3반응은 어땠는가?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반응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 행복센터와 무릎학교가 다르다는 걸 주민들이 잘 알지 못했다. 행복센터는 마을 안에서 재미있게 놀자는 취지지만, 무릎학교는 배워서 나누자는 취지이다. 행복센터와 무릎학교를 합쳐놓으니 주민들, 강사들 사이 약간의 혼란이 왔다. 같은 길을 걷지만 서로의 방향이 다르다는 걸 알리는 게 필요했다. 사업 참여자들에게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기재하게 했다. 그 내용을 같이 고민하고 또다시 컨설팅을 했다. 2019년 착수계획서를 오늘(3.14) 마감했는데, 어렵다. 현장 컨설팅에서는 모두 오케이 했는데, 페이퍼 상으로 계획서를 받아 보니 사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많이 달랐다. 차라리 강의 계획부터 차근차근 세워줘야겠다.
4인상적인 무릎학교 과정이 있다면?
무릎학교는 프로젝트이다. 문화센터처럼 과정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작년에 솜씨언니 프로젝트를 시행해봤다. 단순 공예과정은 반응은 참 좋았으나 남는 게 없었다. 무릎학교의 취지는 내가 배워 가져가는 게 아니다. 동강대학에 학생들도 잘 모르는 박물관이 있다. 이번에 그곳을 활성화 시켜 ‘주민과 함께하는 박물관 대학’을 만들 생각이다. 할머니들을 해설사로 만들어 박물관에서 체험하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컨설팅 중이다. 결과물을 가지고 박물관 안에서 축제까지 계획하고 있다. 아주 기대가 되는 곳이다.
인생배움터 무릎학교 성과공유회
5무릎학교의 정확한 취지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무릎학교는 매니저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주민강사를 찾아 초대하는 것이다. 강사가 수업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마을을 끌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마을 안에서 강사를 찾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마을 안에서 수강생이 또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단순히 무슨 과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마을에 담긴 스토리를 짜는 게 중요하다.

임동에 재봉틀을 잘하는 주민이 있다. 그분은 동네 주민들에게 재봉틀을 가르쳐주고 싶어했다. 그냥 가르쳐주고 끝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재봉틀 수업과 함께 주민들과 공유를 하는 큰 그림을 그려주었다. 3년 차 로드맵을 짜서 2019~2021년까지 마을공유의상실을 만들어 보자고 컨설팅했다. 세대통합 프로그램을 시행한 뒤 리폼 수업을 하고 결과물로 패션쇼를 해보자고 했다. 그동안 모아놓은 사진도 전시하고 패션쇼도 하고 심화과정으로 동아리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최종적으로 마을에서 수선도 해주고 간단한 바느질을 해주는 마을 공유 의상실이나 세탁소를 만들어 주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2019 상반기 북구평생학습관 프로그램
북구평생학습관
6올해 기대되는 캠퍼스가 있다면?
올해는 12개 캠퍼스가 진행된다. 12개 동에 하나의 캠퍼스들이 있다.
석곡동의 경우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이 많다. 단순히 한글을 배우는 것보다 할머니들이 전을 부치는 것과 연결해 보았다. 작년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전을 부쳐 판매하는 전빵을 운영해봤다. ‘전빵축제’를 했는데, 올해는 한글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단순히 한글 교육이 아니라 ‘전 만드는 법’ 레시피를 가지고 한글 공부를 하면 어떨까 컨설팅했다. 올해는 그림과 함께하는 할머니 ‘전 레시피북’이 만들어질 것 같다. 지난주 컨설팅 결과 올해는 박물관대학, 전 레시피북, 텃밭분양사업을 바탕으로 한 공유부엌까지 12개의 스토리가 쭉 짜여있다.
712개 캠퍼스 스토리북을 작성하려면 어려움이 있을 텐데?
마을에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동화 구연 작가 선생님이 강사로 들어온다. 또, 기록하는 기자 한 명이 함께 진행된다. 중흥동의 경우 작년 노인대학에서 영어를 배웠다. 올해는 뮤지컬을 진행하고자 하는데, 할아버지의 인생을 담은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할머니들은 음표를 몰라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음표를 배우는 것으로 시작해 노래하나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인생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 오카리나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하는 식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8.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릎학교는 할머니들의 기술을 끄집어내 청년들이나 다음 세대들에게 전수하는 게 목적이다. 지금은 무릎학교 신청을 받기 전 협의 기간이다. 센터의 매니저들과 조율하고 있는 시기라 막연한 연결로 인한 문제점은 올해는 많이 개선해 볼 예정이다.

평생학습과 호기심은 젊음을 선물한다고 한다. 주민 누구나 즐겁게 배움을 실천하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 동네 평생학습 문화가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박현숙
제2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