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주의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5.18 사적지, 무등산, 양림동, 비엔날레. 우리 지역의 명소를 말하라고 하면 줄줄이 얘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럼 누가 ‘광주정신’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80년 오월, 광주 시민이 보여준 참여와 공동체, 연대의 민주정신? 명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답을 주기는 쉽지 않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곧 ‘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뿌리를 알면 삶이 보일까? 라는 질문에 정답은 ‘보인다’라고 확신할 수 있다. 시민들이 지역을 위해 앞장서고 서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 지역에 대해 알고 이웃을 돌아볼 수 있을 때, 건강한 공동체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대해 이해하는 것. 어쩌면 ‘깨어 있는 시민’의 당연한 몫이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해온 ‘시민교육 나눔강사’ 사업은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시민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며, 지역에 대한 학습과 참여를 통해 자긍심을 높여나가기 때문이다.

광주의 역사, 문화, 예술, 공동체, 평생학습 등을 주제로 한 시민교육 나눔강사 양성 과정을 이수한 학습자들은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형성하여 계속해서 꾸준히 학습하고, 또 다른 시민들에게 학습한 내용들을 전파하는 활동을 하며 소득을 얻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학습형 일자리’인 셈이다.

지난 5월 9일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시민교육 나눔강사 3기 개강식이 있었다. 시민교육 나눔강사는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해 총 32명을 선발했는데, 주로 퇴직교원이나 마을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오는 6월 28일까지 총 15회차(45시간)로 운영되는 이번 3기 양성 과정의 강사로는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원경림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 허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이계홍 소설가, 노기욱 호남학연구원 박사, 노성태 광주국제고 수석교사, 이선옥 미술사학자, 이동순 조선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천득염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 홍덕기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시민교육 나눔강사들은 광주시 초‧중‧고등학교나 지역아동센터, 행복학습센터, 사회복지관, 경로당, 학습동아리,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광주시민교육’과 ‘광주알기답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더 많은 시민들이 시민교육 나눔강사와 함께 ‘깨어있는 시민’되기 프로젝트에 동참하여 생활 속에서 민주‧인권을 실천하길 바란다. 덧붙여 깨시민 프로젝트인 ‘광주시민교육’과 ‘광주알기답사’ 현장을 체험한 웹진 기자단들의 글을 소개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광주를 생각하면 나태주님의 시 ‘풀꽃’이 생각납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봐야 더 예쁘고 사랑스런 풀꽃처럼 광주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고귀한 곳입니다. 서울정신, 부산정신 들어보셨나요? 광주에는 특별하게 광주정신이란 것이 있습니다. 선조들의 얼이 살아 숨 쉬는 광주정신, 광주정신이란 무엇일까요? 광주정신을 알아보기 위해 ‘시민교육 나눔강사’와 함께 광주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시영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습니다.

찾아가는 광주시민교육은 ①광주정신과 광주공동체 만들기, ②마을공동체 형성방법, ③광주정신과 문화예술. 이렇게 총 3개의 주제 중 교육을 신청한 단체에서 선택한 1개 주제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이 날은 ‘광주정신과 광주공동체 만들기’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일수도 있는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진지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수업에 열중했습니다.

강사의 말을 한마디라도 더 듣고, 기억하기 위해 귀를 쫑긋,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한 얼굴로 열공하는 강의실 분위가 엄청 뜨겁습니다. 어르신들께 ‘광주에 뭐 볼 것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많지요. 무등산, 충장로, 월봉서원, 광주호수생태원, 충장사, 경렬사. 충장로, 금남로, 분청사기전시관, 무양서원, 1913송정역시장, 남광주시장,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 끝이 없네요. 어르신들은 어떻게 이 많은 것을 알고 계실까요? 그 비결은 바로 다양한 그림카드 ‘두근두근 광주보물찾기’에 있습니다. 손을 높이 들고 어르신들은 즐겁게 정답을 외칩니다.

시민교육 나눔강사는 광주 정신의 밑바탕이 되는 갑오농민혁명, 4.19혁명, 호남사림문화, 광주학생독림운동, 5.18민주화 운동을 어르신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줍니다. 어르신들이 집으로 돌아가 오늘 학습한 내용을 자녀, 손주‧손녀,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도록 예화를 함께 들려주고, 퀴즈를 통해서 다시 확인을 합니다.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 예술 등을 다양한 종류의 그림카드로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시민교육 나눔강사와 함께 찾아가는 광주시민교육’은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광주만의 특화된 시민교육입니다. 광주 어디에서든 진흥원에 문의하면 시민교육 나눔강사가 직접 찾아가서 교육을 진행합니다.

봄처녀의 설렘과 같은 마음으로 꽃과 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광주호 호수생태원 나들이에 나섰다. 광주호는 담양호∙나주호∙장성호 등과 함께 영산강유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76년 9월에 준공된 호수로서, 북구 충효동에 송강 정철의 가사문학 유적지와 연계되어 있어서, 조선시대 정원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오늘 이 곳에 온 이유는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운영하는 광주알기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광주알기답사는 총 6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광주정신탐방, 양림동 문화 탐방, 5.18 사적지 탐방, 시문학 탐방, 무등산 탐방, 문화예술 탐방이 있다. 이중에서도 최근 광주시민으로서 자랑스럽고 경사였던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인해 여러 탐방 코스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갔던 코스였다.

[참고] 광주알기답사 코스 안내

이날 함께한 분들은 우산종합복지관에서 오신 분들이다. 시민교육 나눔강사의 해설이 더해지니, 더 생생하게 와 닿았다. 충효동은 충장공 김덕령 장군이 1567년에 태어난 곳으로, 장군은 임진왜란 때 형 김덕홍이 금산전투에서 전사하자, 의병을 모아 호남지역에서 왜군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웠고, 그의 동생 김덕진은 효성이 지극하였다. 이에, 1788년 정조가 충효지리(忠孝之里)라는 마을이름을 하사하여, 이곳에 비를 세우고 현재까지 충효동이라는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환벽당>은 나주목사였던 사촌 김윤제가 1540년에 세웠고, 송강 정철이 과거급제 때까지 10여년을 학습하였던 곳으로, 송강은 성산별곡에서, `배가 흘러가는 데로 내버려두어 닿았던 곳, 강변에서 소 먹이는 아이들이 피리를 불던 곳‘이라고 환벽당을 노래하였다. <취가정>은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누명을 쓰고 29세에 죽임을 당하여 그의 후손들이 장군의 억울함과 원혼을 달래기 위해 1890년 지은 정자이다. 광주알기답사는 걷고, 듣고, 느끼는 체험을 통해 광주와 더욱 친해지는 학습 과정이다. 신록의 계절, 광주 곳곳을 누비며 광주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