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올 상반기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 지원 사업으로 총 9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발달장애인 사진 촬영 프로그램을 비롯한 3D 프린팅 & 3D 전자의수 교육, 가상직업체험 프로그램 등 대부분 장애인들의 자신감 및 직업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장애인들이 카네이션을 직접 만들어 노인요양시설이나 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해보는 뜻깊은 과정이 있어 찾아가봤다. 광주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지적 및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손끝에서 희망을 꽃 피우는 플로리스트’ 과정이다.
플로리스트 과정은 발달장애 청년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실내 활동 위주로 편성되었는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외 활동도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날은 어버이날은 앞두고 카네이션으로 꽃바구니를 만드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참여자 모두는 자신이 만든 꽃바구니가 좋은 일에 쓰여질 것이란 기대감에 밝고 웃음 가득한 모습이었다. 원예치료강사 강나현 씨는 “꽃과 식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데, 아이들이 직접 꽃을 만지며 화훼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자신이 만든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독거노인들을 위해 선물하는 일을 매우 뿌듯해하고, 성격이 많이 밝아져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강사 선생님이 재료 설명과 구도, 쓰임,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카네이션 꽃을 나눠주었고, 카네이션과 편백나무 잎 등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며 아이들은 각자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였다. “예쁘다”, “숲속에 있는 것 같다”, “꽃을 많이 넣어 만들고 싶다” 등 친구들과 웃으며 활발히 대화를 나누었다. 이 날 수업은 총 15회 중 4회차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은 그동안 쌓은 지식과 정보가 있는지 줄기부분은 얼마만큼 잘라야 하는지 등 오히려 내게 알려주며 자신 있게 웃는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플로리스트의 교육 과정은 식물의 성장 과정과 기다림의 소중함도 배움으로써 주위를 배려하는 마음도 함께 키울 수 있는 과정인 것 같다. 만들기를 잘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서로 알려주고, 재료가 부족한 친구를 꼼꼼히 챙겨주며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공간에서 하는 배우는 수업을 통해 공동체 의식까지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듯 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순수함과 배려, 열정은 배움과 함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꽃바구니 안에 들어가는 스폰지는 물속에 억지로 빨리 넣으려 해도 들어가지 않는다. 스스로 물이 스며들 때까지 천천히 물속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질서와 기다림도 배우게 됐다.
드디어 카네이션 꽃바구니들이 완성되었다. 전문가가 만들었다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모양새였다. 꽃잎 하나에도 정성이 안 들어간 작품이 없을 것이다. 발달장애 청년들은 만든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들고 우리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어르신 옷깃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도 하고, ‘직접 만들었어요~’ 수줍게 자랑하기도 했다. 또, 건강하시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들이 만든 꽃바구니 중 일부는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교육과정답게 판매도 진행했다. 직접 만든 작품을 판매하여 보상까지 이루어지니 과정에 참여하는 보람이 남다르다며 즐겁다고 했다. 식물이 자라는 기쁨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하는 이번 과정은 발달장애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찾아주어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이소윤
- 제2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