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사람의 경쟁력을 생각한다 박성수 │ 미래남도연구원장 / 전남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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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 <조폭마누라 3>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서기(아령 역)가 이범수(기철 역)의 집에서 사람 인(人)자가 여섯인 액자를 보고 그 뜻을 물었더니 옆에 있던 오지호(꽁치)가 위와 같이 해석해 주던 장면 말이다. 그렇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정석이 아닐까.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생물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렇다. 누가 뭐래도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협동의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만드는 조직이야말로 협동의 산물인지라, 조직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우리는 수많은 조직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현대인을 조직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조직을 만들고 여러 조직에 가입과 탈퇴를 마음대로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사람의 오랜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위대한 유산들, 이를테면 이집트의 피라밋, 중국의 만리장성은 바로 조직의 원동력인 협동심으로 일궈 낸 노작들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협동을 모르는 사람들은 바로 사람답지 못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사람의 경쟁력을 올바르게 키워 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해법이 꼭 필요하리라고 본다.

즉, 상호간 입장을 헤아려 서로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를 잘 설명해주는 노래로 우리가 애창하는 김건모의 ‘핑계’가 있다.

이 노랫말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입장바꿔 생각하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 부단히 이해의 영역을 넓혀 가는 일이야말로 사람답게 사는데 바로 채워야 할 첫 단추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상대방이 묵묵부답하는 바람에 종종 답답했던 경우들을 경험하곤 한다. 이를테면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알려 주었는데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차만 모는 운전기사들을 만난다. 또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중이거나 받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지 않던가.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전송했는데 읽고는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바빠서 그랬으면 다음 날에라도 양해를 구하고 답을 줘야 함에도 말이다. 이처럼 무반응이 자주 생기면 추측, 억측이 오해와 불신을 낳게 될진대 우리는 힘들더라도 재빠른 대응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학 교과서에 자주 인용되는 사례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이 두 사원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답은 자명하다.
신발을 신기면 전부가 우리 시장이 된다는 사고방식이야말로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수시로 주고받고 한다.
그런데 먼저 주기보다는 우선 받기만을 바라는 사람들과 만남은 길게 가지 못한다. 왜 요즈음 사회적 공헌을 통하여 주기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이 롱런하고 있지 않던가. 그저 눈앞의 이익만 챙기다 보니 외면당하게 되고 그래서 그만 가다가 도중하차하고 마는 경우가 많기에 하는 말이다.

이스라엘을 가보면 두 호수를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흘러드는 물을 받은 갈릴리호수는 요단강으로 주고 있어 살아 있고,
물을 받은 사해는 주지 않고 있어 썩고 있음을 보면 안다.
그렇다. 주고받음은 생명이요, 주지 않고 받기면 하면 죽는다.

가죽을 벗기는 고통 때문에 혁신의 피로감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우리에게 힘든 일이지만 사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하다고 본다.

널리 알려진 원숭이를 사로잡는 비법은 우리에게 바로 유익한 레슨이 되고 있다.
코코넛 열매에 손이 들어갈 정도의 홈을 파고 쌀을 두면 지나가는 원숭이들이 들여다보고 손을 넣어 쌀을 욕심껏 꺼내 가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들어간 손이 미처 빠지지 않아 끙끙대고 있을 때 뒤에 가서 원숭이를 껴안으면 쉽게 잡을 수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 그동안 누려 왔던 기득권을 좀처럼 포기하지 않으려고 바둥대기 때문에 혁신은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늘상 말하면서도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안이함은 사람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사람으로서 바른 경쟁력을 갖추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회.
세간에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명배우 오영수가 어느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갖는 아름다운 삶’을 사는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 / 전남대명예교수

학 력
  • 전남대 경영학 경영학사
  • 전남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박사
경 력
  • 미국 위스컨신 대학 연구교수
  •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
  • (사)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 대한경영학회 회장
  • 광주전남연구원장
저서
  • 디지로그시대의 인적자원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