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오랜만에 5.18을 주제로 만화를 그린 것 같다. 사실 광주사랑 블로그에는 5.18관련 내용과 만화가 적지 않다. 5.18광주 민주화 운동은 1980년에 일어났으니 올해로 41년이나 지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진실들이 밝혀지고 전두환 씨는 사형선고까지 받았다가 사면을 받아 연명하고 있지만, 5.18을 이야기하자고 들면 마음이 편치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5.18의 본질은 불을 보듯이 확실하다.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정권을 잡겠다고 국민들에게 총질을 한 반역이다.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과 완전히 닮아있다. 그런데 국민을 향해 총질을 했던 자들이 스스로를 변명한다. 자신들이 나라를 구한 충신이요, 경제도 살린 은인들이라는 주장인데, 이는 일본이 20세기 초에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이한 조선을 구해주었고, 근대화까지 도와주었니 일본은 조선에 은혜를 끼친 나라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지 모를 일이다. 일본의 극우인사들이 하는 꼬라지나 전두환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보수꼴통들의 망동은 너무나 닮아있다. 마치 일란성 쌍둥이들 같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이들은 처음부터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더 사실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백무현의 <만화 전두환>에 나오는 5.18당시 계엄군. 이들은 맨 주먹의 광주 시민들이 무서웠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국민을 향해 M16을 난사했다. 소위 자위권 발동이다. 그리고는 헬기, 장갑차, 탱크도 동원되었다. 기관총, 화염방사기도 필요했다. 동원된 군인은 연인원 2만명이다.
나는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참회록을 쓰기를 바랐다. 이왕지사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고, 저지른 일에 대한 참회의 기록을 남긴다면 역사앞에서는 정직한 군인, 반성할 줄 아는 인간으로 남을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사람은 끝까지 적반하장이다. 자신은 잘 못한 것이 아니라 혼돈 속에서 나라를 구했고, 사격명령을 내린 일이 없고, 군인들은 스스로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총을 쏘았을 뿐이고, 헬기 사격도 없었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우리는 1980년 광주의 하늘에 무장한 헬리콥터가 뜬 것을 알고 있다. 금남로에 탱크 부대가 출동한 것을 안다. 장갑차가 출동한 것을 안다. 최정예 공수부대가 출동한 사실을 안다. 시민들에게 총질을 해서 수 백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것을 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위권 발동이었을까?
시민들을 상대로 그렇게 전쟁놀이를 하지 않고서는 질서를 회복시킬 수 없는 군인들이었다면 그들은 진정 군인다운 군인들이었을까? 묻고싶다. 당신들은 진정한 군인이었는가? 전두환 당신은 진정 구국의 영웅이었는가? 후손들에게 역사앞에 아니 자신 스스로에게 진정 떳떳한가? 당신이 동원했던 연인원 2만명에 달하는 군인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용서를 빌고 사죄해야 되지 않은가? 회고록을 써서 왜곡하고 변명해서 진실을 숨길 수 있다고 보는가? 야스쿠니 신사앞에서 배회하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을 보라. 욱일기를 흔드는 전범의 후예들을 보라. 그들이 불쌍하지 않은가? 사형 선고를 받아 마땅히 죽었어야 할 사람이 사면을 받은 사람이 무슨 회고록이란 말인가..
눈이 있거든 당신의 부하였던 지금은 하나님의 종이 된, 공수부대 장병의 양심선언을 들어 보라. 당신의 명령에 따라 1980년에 광주를 장악하고 피바람을 일으켰던 505보안대 수사관이 쓴 회고록을 읽어보라.
할 수만 있으면 당신도 양심선언을 하라. 긴 말을 늘어놓을 필요없다. "미안합니다!" 단 한 마디면 족하다. 그것이 용서를 받는 길이요,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는 길이다. 당신이 양심을 되찾기만 한다면 당신을 정죄할 사람은 없다. 단연코 없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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