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인터뷰 삶에 희망의 싹 틔우는 문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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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광주 문해교육 교원 연수
어느 덧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왔다. 봄을 맞이하여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은 3월 한 달 동안 지역 내 문해교육 교원의 전문성 강화와 문해학습자의 학력인정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초등‧중학과정 문해교육 교원 연수를 개강했다.
초등 및 중학과정 문해교육 교원 연수 과정은 1차 서류심사 및 2차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발된 각각 51명(초등과정), 42명(중학과정)의 연수생들이 참여했다. 초등과정은 50시간, 중학과정 24시간의 온·오프라인 교육과 15시간의 현장실습을 이수한 후 문해교육 교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올해 실시하는 문해교육 교원 연수에는 기존에 모집 계획은 각 과정별 30명이었지만, 광주시에 많은 분들이 문해교육 교원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당초 계획보다 1.5배수 이상의 인원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시민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달하는 문해교육 교사가 되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인 문해교육’이란 단지 글을 쓸 줄 아는 능력이 아닌 개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문자해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문해교육 교원 연수는 성인 비문해자들에게 한글 등을 교육시키는 선생님을 양성하는 과정이며, 주로 퇴직 교사들이 참여한다. 교육 과정은 문해교육개론을 비롯해 교수법, 문해교육교사의 가치와 사명, 프로그램 기획 및 개발 등 문해교육 교원으로서 갖춰야할 교과목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문해교육 교원 연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해왔으나 시민의 참여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2015년부터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초등 문해교육 교원 59명과 중학 문해교육 교원 17명을 양성한 바 있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올해 초등과 중학과정 문해교육 교원 연수는 물론, 문해교육 교원 보수교육 및 파견사업, 제3회 문해의 달 기념행사 등 다양한 문해교육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해교육교원 학습자 인터뷰 - 박수경 광산구 비아동 마을플래너 -

비아동 마을플래너 박수경님

문해교육 교원연수를 지원하게 된 계기
마을 활동을 하면서 주변에 노인정 등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 참여했습니다. 10년 전, 검정고시 학원에서 글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데요. 그 때를 계기로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 드리는 일이 참 보람되구나 싶었어요.
문해교육 관련 에피소드
얼마 전 친구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다함께 타면 좋은데 사람들은 많고, 바쁘다보니 빨리 닫으려는 사람이 있고, 중간에 껴드는 사람들이 있어서 싸움이 났다고 해요. 저는 참 세상에는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왜 나이가 들면 속이 좁아질까?” 제가 문해교육 연수를 받으면서 그 분들이 나이가 들어서 못되고 점점 속이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아마 그 분들이 비문해자들이 아닐까 인식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차츰 변화되는 모습에 성장하는 가능성까지 볼 수 있는 문해교육이야 말로 그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나라가 점점 고령화 되고 있는 시점에 뉴스에서 보면 노인들이 외로워서 자살하고 고독사하는 것을 보잖아요. 그래서 저희 비아동에서는 노인분들이랑 함께 축제도하고 잔치도 벌여요. 결과적으로 봤을 때 마을활동을 통해 자살이나 고독사 수치가 점점 낮아지는 거죠. 문해교육을 하다보면 이렇게 소통이 되잖아요. 아주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말벗도 되어주고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게 문해교육인 것 같아요. 문해교육이 마을 안에서 소통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더 큰 조직체로 성장했으면 해요. 문해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기의 주장을 펼쳐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에게 문해교육은 OOO 이다.
저에게 문해교육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사람으로서 자아성찰을 하게 되고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또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때도 무엇인가를 남겨놓고 가려고 하고 이런 것들 모두가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갈 수 있을 만한 받침 역할을 하는 게 문해교육입니다.
문해교육교원 강사 인터뷰 - 한미준 광주희망평생교육원장 -

(왼쪽부터) 강사 한미준 광주희망평생교육원장, 오성장 푸른학당 교장, 이미자 사랑의 배움터 교장

문해교육 연수 과정은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대부분 정교사 자격증이 있거나 문해교육기관에서 140시간 이상 교육 봉사를 한 분들이세요. 정교사 퇴직하신 분들이 많고 앞으로 문해교육 현장에서 일하고 뛰어보겠다고 하신 분들이에요. 교육과정은 문해교육개론, 교수법 등 이론적인 것을 공부한 후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자들과 함께 소그룹 멘토링을 해요. 또, 강사들에게 실제 현장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요. 이론 수업을 마치면 현장실습기관에서 15시간 실습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 모두를 이수하면 문해교육 교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문해교육은 OOO 이다.
저에게 문해교육은 ‘베푸는 것’이에요. 문해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평생 배움에 대한 한이 맺히신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러다보니 대부분 연세들이 60~70대 늦깎이 학생들이 많으세요. 그분들께 단순한 지식을 알려준다기보다 그 분들의 한(恨)을 치료해주고 마음도 안아주고 거기에 지식까지 전달해주면 좋잖아요. 문해 교사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나눠줄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문해교육은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아실현을 통해 삶의 주인의식을 찾도록 하는 교육
문해교육이란 글자를 해석한다는 것으로 확장하여 생활 속의 문제해결을 의미한다. 대상자는 글을 모르는 사람, 저학력자, 무학,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비문해자의 삶은 기초지식의 부족으로 생활, 경제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어서 문해교육이 꼭 필요하다. 문해교육의 3단계는 첫째, 문자이해를 통한 마음의 치유이고, 둘째, 문화이해를 통한 인간성 회복이며, 셋째, 문화해방을 통한 자아실현인데 자아실현을 통해 삶의 주인의식을 찾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국가주도적으로 문해교육이 시행되었으며, 1990년 민간단체에 의해 활성화되었고, 2006년부터 교과서를 개발하고 2007년 평생교육법을 통해 문해교육에 대한 내용이 법제화되었다. 문해교육은 모든 것의 기본이며 가능성으로 꼭 필요한 것이다. 비문해자 수가 577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를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앞으로의 문해교육은 글씨 이해하기를 넘어 디지털, 세계화 시대에 맞춰 컴퓨터, 스마트폰 등 문해 학습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학생 또한 교사의 거울이다. 그러므로 문해교육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학습자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지식 전달에만 치중하기보다 비문해자의 입장에서 소통하며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으로서 교육 그 자체가 정의하는 바대로 인간을 인간답게, 사회와 국가에 바람직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목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민간형태보다는 정부에서 문해교육을 역점에 두고 끊임없는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 대부분 문해교육의 대상은 어르신들이지만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하며, 더 이상 교육에서 소외받는 학생이 없길 바란다.
최 유 리
제1기 광주 평생교육 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