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가 만난 동아리 나비처럼 훨훨 날아 온정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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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퇴직 후에도 균형 잡힌 생활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원할 것이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중장년세대의 인생이모작을 위한 커뮤니티(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자 공모 사업을 상·하반기에 2회 운영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 선정된 커뮤니티 중 ‘건강’과 ‘ 봉사활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동아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도 예쁘다.

평생학습 동아리 ‘상록 장수춤 봉사단’은?
동아리의 출발은 2013년. 퇴직 공무원들이 연금공단 아카데미에서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1년여간 함께 무용을 배우다보니 취미와 봉사활동에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여 봉사단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평균연령은 65세로 전체 회원 수는 당시 8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12명에 이른다.

매주 화요일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다목적실에서 연습을 한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정갈한 모습으로 맞아준 김송애 상록장수춤 봉사단장은 “우리춤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배움에 대한 의욕은 물론 실력도 쑥쑥 커갑니다.”라고 자랑했다.

몸을 가만히 둬서는 안될 것 같은 구성진 가락이 스피커로 흘러나오자, 회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선생님의 춤사위를 따라한다. 특히 부채를 들고 춤을 출 때는, 너도나도 한 마리 나비처럼 사뿐사뿐 춤을 정말 즐기고 있는 듯 했다. 상록장수춤 봉사단은 지난해 말 광주전남 우수 자원 봉사단으로 선정되어 상을 받기도 했다. 열심히 하는 자에게는 늘 보상이 따르듯 값진 열매를 얻은 것. 퇴직 후 좋아하는 것으로 누구보다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성공적인 이모작의 롤모델이 아닐까 싶다.
장수춤? 우리춤!
장수춤!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많은 노년 세대에게는 단어 그대로 장수를 위한 춤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춤이기 때문에 뼈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없다. 김 단장은 “부채춤, 육자배기, 성주풀이, 상사천리몽, 풍년이 왔네, 도라지, 봄이 왔네, 너영나영, 태평가, 진도아리랑 등 다양한 우리 가락에 맞춰 춤을 익히고 있어요. 또, 공연을 더욱 알차게 만들기 위해 난타나 민요 또는 가요를 배우기도 한답니다.”라며,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우리 춤을 배우고 추다보니, 우리 것에 대한 애착도 더 커졌다고 한다. 좋은 기회로 일본에 위문공연을 가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병세가 호전되어 요양원을 떠난 어르신을 보면 뿌듯해
상록장수춤 봉사단은 그동안 갈고 닦은 춤 실력을 지역의 다양한 복지관이나 요양병원을 찾아 위문 공연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명절이나 복날과 같은 때에는 동 주민센터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특별한 날이니 만큼 더욱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리기도 했는데, 특히 이날 봉사활동을 하러간 곳은 광주 남구에 위치한 한희요양원으로 상록장수춤 봉사단이 3년째 봉사활동을 다니는 곳이다.

“어르신들이 대체로 쇠약해져서 요양원에 오기 때문에 활기가 없어요. 때문에 단순히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내게 해드리려고 소리도 질러보게 하고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어요.” 이들은 공연이 끝나고 어르신들이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나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김 단장은 이처럼 말했다.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지만, 지난해에 한 요양원에 가서 뵀던 환자 분이 생각나네요. 올해 해가 바뀌어서 갔는데 안보이셔서 물어보니, 건강 상태가 호전되어 댁으로 퇴원하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건강이 좋아지시는 분들을 보면 저희의 봉사활동이 큰 도움을 드린 건 아니지만, 정말 뿌듯해요.”

춤을 통해 건강과 삶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는 이들의 목표는 딱 하나! 앞으로도 회원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춤추고 봉사활동도 하면 좋겠다고 한다. “장수춤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춤을 좋아하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춤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나비처럼 훨훨 날아 이웃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상록장수춤 봉사단. 그 우아한 날갯짓이 더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