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운동(運動)과 학습(學習) 김동희 | 전남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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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오늘 입원하셨다. 유년기에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심신의 기능이 습득한 순서와 반대로 고령기에 잃어간다고 하는데 결국 인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보행과 소변 조절이 점점 어려워져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것이다.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두 분만 잘 사시다가 이런 변화가 왔기 때문에 자식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금슬이 좋으셨던 두 분인지라 아버지도 함께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어머니의 심신기능이 떨어지며 가장 큰 변화는 지속적인 근육의 위축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80대는 20대에 비해 근육이 50% 정도 줄어드는 근육 감소에 의해 근력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실질적으로 근육의 양에 의한 근력이 노후의 삶의 질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어머니는 근육 감소와 보행능력감소의 악순환이 계속되었고 그 원인이 건강 악화의 큰 원인이 된 것 같다. 평생 건강하실 것 같더니….


‘건강체력’이란?
   우리는 평생교육, 평생직장, 평생스포츠, 평생반려자 등 평생이란 말을 즐겨 쓴다. 위에서 언급한 평생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것은 개개인의 건강이다. 즉 건강한 개인이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으며 평생교육에 참여하여 노후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체력을 국내외 건강 과학자들은 ‘건강체력’이라 칭하였다. 이를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몸의 기능으로 최근에는 중고등학교 체육이나 생활체육에서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즉, ① 나는 뚱뚱한가? 살이 얼마나 쪘는가? ② 얼마나 무거운 것을 들 수 있고 얼마나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가? ③ 얼마나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가? 등산은 할 수 있는가? 숨은 차지 않는가? ④ 내 몸을 앞뒤 옆으로 잘 구부릴 수 있는가? 어깨 앞뒤로 돌리기는 잘 되는가? 등 이러한 사항을 잘 수행하는지가 중요하며 그런 능력이 있으면 ‘건강체력’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위에 기술된 ‘건강체력’은 ① 신체조성 ② 근체력 ③ 심폐지구력 ④ 유연성이라고 말한다. 이는 나이에 따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며, 보통 신체조성은 개인의 비만 유무를 측정하여 개개인의 체력 수준을 평가하고 부족한 체력을 보완하도록 하는 것이며, 근체력은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는 힘(역기나 아령 들기)과 오랫동안 근력을 발휘하는 힘(오래 매달리기나 윗몸일으키기), 심폐지구력은 오래달리기, 유연성은 관절의 충분한 가동성을 말한다.

  ‘건강체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는 비만이 아니면서 적당한 심폐지구력, 근력과 유연성을 가지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운동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체력만 갖추면 되지만, ‘건강체력’ 역시 일정한 투자를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을 할 것인가? 운동을 하는 방법을 말하기 전에 먼저,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운동을 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에게 ‘운동’이 필요한 이유
   운동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오랜 역사를 가지며 많은 내용이 밝혀졌다. 운동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지방의 감소와 근육을 크게 하여 체격이 좋아지고 필요한 체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물론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속속 밝혀졌다. 주변에서 계속 늘어가는 당뇨병의 경우 병이 원인이 밝혀지면서 치료를 위해 운동을 하도록 권장되었다. 또한 최근에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대사증후군 역시 운동을 통해 대부분 예방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동맥경화를 예방하여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보고되었으며 혈중에 있는 중성지방과 나쁜 지단백(LDL)을 줄이고 좋은 지단백(HDL)을 증가시켜서 혈액을 깨끗하게 하므로 고지혈증을 예방한다.
기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근감소증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이것은 노후 기동성을 유지하고 낙상을예방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러한 질병과 신체형태와 기능의 개선 외 에도 심리·사회적인 긍정적인 효과도 많은 부분이 제시되었다. 먼저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스트레스 감소에 운동이 탁월하며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이끄는 우울증과 불안증에도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아울러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행복감이 향상된다는 보고도 있다. 사회적인 이득으로는 동호인들과의 유대감 형성, 운동을 통한 균형 잡힌 사회성 발달 등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의 효과 연구에서 최근 중요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운동이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인지능력의 발달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이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의해 선진국에서는 체육과목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수리나 언어 수업 전에 체육 교과를 배치하는가 하면 신체활동을 하면서 수리 수업을 하는 방법 등이 적용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방법에 의해서 학습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나 체육 혹은 신체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에서는 우리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를 주목하고 있으며 분자 생물학적 연구에서 다양한 이론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 부위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국가에서도 큰 관심을 갖는 노후의 치매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 부분은 평생교육에서도 매우 중요한데 교육의 대상자가 대부분 중·노년층인 것을 감안하면 운동을 통한 다양한 효과 중에서도 학습 증대 효과와 인지 능력의 발달 및 유지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심신을 가지고 있어야 다양한 평생교육의 참여와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나이 · 수준에 맞는 ‘평생스포츠’ 찾기!
   마지막으로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연령대별(생애주기별)로 다른 운동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같다. 우선 최근 운동이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면서 몇 가지 운동하는 방법에 대한 권장 사항이 달라진 것부터 살펴보자. 첫째, 운동의 강도는 자신의 체력의 중강도로 한다. 둘째, 현대인들 대부분이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고 하므로, 시간이 되는대로 운동을 쪼개서 한다. 운동 시간은 하루에 최소 30분이 넘도록. 셋째, 안전을 우선으로 하되 운동의 효과가 있도록 즐겁게 운동한다. 넷째,포괄적인 운동이 아닌 개인 맞춤형(자신이 부족한 체력 보완) 운동을 하도록 한다. 다섯째,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형태가 아닌 활발한 신체활동도 운동 효과는 같다.
기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근감소증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이것은 노후 기동성을 유지하고 낙상을예방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내용은 특히 중·노년층의 경우, 걷기를 권장하며 여건이 되면 수중운동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근력운동은 꼭 아령이나 역기가 없어도 자신의 체중을 이용하거나 탄력 밴드를 이용하도록 한다. 유연성을 위해서는 체조나 요가 등을 하도록 한다. 운동할 때 다음 내용은 주의하도록 한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며 걸을 때도 옆 사람과 이야기가 되는 정도가 적당하다. 숨을 참는 운동을 하지 않으며 추운 곳에서는 노약자는 운동하지 않는다. 혈관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게가 있는 도구(아령, 역기)보다 탄력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유연성 운동도 무리하면 다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평생스포츠나 운동을 통하여 위에서 언급한 건강 효과를 얻고 특히 인지 능력의 감퇴 없이 일상의 많은 부분을 평생교육에 참여한다면 성공적인 노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나이와 내 수준에 맞는 운동에 참여하여 평생스포츠를 만들어 가자. 평생 운동은 ‘약’이자 ‘평생교육의 뿌리’이다.
김동희 전남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전남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체육교육과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남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전남대학교 스포츠센터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국운동영양학회이사, 한국운동과학회부회장, 한국장애인행동과학회부회장, 한국대학교수테니스연맹 이사 등 운동생리학 분야 전문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