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제4차 산업혁명시대 평생학습의 새로운 비전광주평생교육진흥원 창립 2주년 기념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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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에서 어떤 지식이 필요한 지 ‘깨닫게 해주는 교육’이 필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평생교육의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고, 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재)광주광역시평생교육진흥원은 창립 2주년을 기념하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 평생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 포럼을 지난 2월 28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광주대학교 임형택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포럼은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휘국 교육감, 광주전남연구원 박성수 원장, (재)대전평생교육진흥원 송용길 원장 등 평생교육 유관단체장과 시민 등 230여 명의 참석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를 심리학에서 ‘착각’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허 교수는 교육과 관련된 착각 중 첫 번째로 ‘비현실적 낙관주의’를 지적했다.
그 예로, 로또 당첨을 들었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두 번 맞고도 생존할 확률만큼 희박하다. 로또가 비현실적 낙관주의의 사례인 이유는 (당첨되기도 어렵지만) ‘당첨되면 행복하겠지’가 아니라 당첨되어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1970년대 사람들보다 물질적 풍요를 더 누리고 있지만, 그 세대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람은 물질적 풍요로 행복해지는 존재가 아니다. 행복은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 무엇을 갖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느냐? 그 포기한 것을 ‘인식’하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배움을 가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실제로는 더 많이 배워도 행복해지지 않는 비현실적 낙관주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고의 착각’이다. 인고의 착각이란, 내가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서 고통받고 있으면 나중에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예로 수험생을 둔 학부모를 들 수 있다. 수험생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동안 그 어머니는 밥도 먹지 않고 기도를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수험생과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한다.

  인고의 착각과 가장 관련 있는 한국인의 특성이 마음을 우선시하는 ‘심정중심주의’이다. 서양에서는 마음과 행동이 일치한다고 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행동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마음과 행동은 분리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행동보다는 마음을 더 중요시한다.
  그 예로, 낯선 사람에게 욕을 먹으면 마음이 괴롭다. 그러나 욕쟁이 할머니처럼 나에게 욕을 할 것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으면 욕을 먹더라도 그 할머니의 본심이 아닐 것으로 믿기에 마음이 괴롭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 중심 사회의 특징은 그 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다. 이성과 합리적 판단보다는 오버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적당한 선물을 하면 되는데 무리한 선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오버하는 사회는 고비용 사회와 감정노동으로까지 이어져 행복과 멀어지게 된다.
  세 번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 중 하나인 3D 프린터는 대량 생산체제를 넘어 개별 맞춤 생산 시대를 열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2차, 3차 산업혁명 시대의 획일적인 교육 전달방식으로는(그것이 최고의 교육수준이라고 할지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감당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에게 어떠한 지식이 필요한지 깨닫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산과 효율성에 맞춘 교육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 지식은 인터넷으로 찾으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교육제도는 과거 평균 수명 60세 때 맞춰진 제도이다.
정년퇴임 이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에는 유연한 학습역량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평생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허 교수는 “미래의 평생교육은 인생을 통합하고 이 시대를 느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끝으로 허태균 교수와 전남대학교 김회수 교수의 포럼 주제와 관련해 나눈 대담을 옮겨본다.

  • (김회수 교수) 4차 산업혁명과 초고령 사회가 같이 오는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 (허태균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보의 고도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는 조만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현재 젊은이들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화심리학을 보면 사람들은 진화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는데 진화는 환경에 적응해 가는 것을 말합니다. 환경에 적응해 가려면 종에 다양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적응하기 힘들 거라고 걱정하는 이유는 교육이 사람을 똑같이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다양성 없이 모두 똑같은 사람들만 만들면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교육은 모든 사람이 한 방향으로 가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평생교육도 무엇이 좋다라고 해서 한 방향으로 몰리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다양성을 활성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글. 김종완 I 광주광역시평생교육사협회 기획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