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돌씨 목소리Ⅱ 'go,go,go, 그림책을 읽고, 말하고, 쓰고'를 엿보다 김민정 | 제2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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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오치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지역 아동센터”에서는 선생님의 그림책 읽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이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바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퇴직전문가 아동학습지원단과정 중 하나인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말하고 쓰며 세상을 들여다보는 뜻깊은 시간을 만든다.

“어디선가 그림책 읽는 소리가 들려요”

프로그램은 이전에 진행 되었던 그림책 내용을 함께 되짚어 보면서 시작 된다. 선생님의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갸우뚱 하다가도 이내 아이들은 목소리 높여 대답한다. 선생님의 질문에 누구 하나 먼저 없이 대답을 하겠다고 손을 번쩍 번쩍 든다.

“그럼 오늘 그림책으로 넘어가 볼까요?” 선생님이 운을 띄우자 아이들의 눈 속에 호기심이 가득해 졌다. 의외로 아이들이 집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지만 이내 능숙하게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오늘의 그림책은 ‘레오 리오니’작가의 <으뜸 헤엄이>라는 작품에요. 작은 물고기들이 서로 힘을 합쳐 큰 물고기의 위협을 물리친다는 이야기지요. 바닷 속 생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림책을 읽고 재미난 활동도 같이 해볼까요?”

<으뜸 헤엄이>를 펼쳐 한 장, 한 장 읽어나간다. 선생님 가까이에 붙어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보기도 한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대로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림책 안에는 물감로 채색된 아주 큰 물고기와 조그만 물고기들이 등장했다. 이런 그림책은 시각적으로 즐기기에도 좋은 작품이라 여겨졌다. 그림책을 통해 세상을 엿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게만 보였다.

<으뜸 헤엄이>를 집필한 ‘레오 리오니’는 『아주 신기한 알』과 『내꺼야』라는 작품으로 그림책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진 작가다. <으뜸 헤엄이>는 그래픽디자이너다운 ‘레오 리오니’의 특유의 그림체로 무장한 바다 생물들이 그림책 안에서 이리저리 헤엄친다. 반듯이 앉아 있던 아이들은 그림책 속의 물고기처럼 바닥에 누워 꾸물거리기도 했다. 화려한 색감에 눈을 빼앗긴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의 애정이 프로그램 진행 와중에 곳곳에서 느껴졌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받아들이기 쉽도록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부분에서 선생님의 노련함이 엿보였다.

“그림책 너머를 공유하다”

그림책을 읽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하는 활동이 있다. 이번 시간에는 과자와 감, 방울토마토 등으로 그림책에서 본 물고기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손가락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미술적인 감각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그림책 감상에는 흥미가 없어보이던 아이들도 이 시간이 되니 누구보다 열심히 나섰다. 독서퀴즈도 진행되었다. 그림책에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간단한 독서퀴즈를 풀며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능공유로 함께 웃어요!”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을 보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세상이 그림책 <으뜸 헤엄이> 속의 아름다운 바다처럼 청량하고 평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를 한 전문가들이 본인의 재능을 사회에서 공유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재능공유의 참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퇴직전문가 아동학습지원단 과정
퇴직전문가 아동학습지원단 과정은 상·하반기로 나누어 강사들이 계획한 프로그램을 심사, 선발한 후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주 2회 2시간씩 14주 일정으로 1학기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광주시에서 시민들이 예산편성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제출하고 채택된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시민참여예산 제도’의 일환이며, ‘퇴직전문직 활용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사업’이 선정되면서 관련 사업 운영 경험이 풍부한 진흥원에서 운영을 맡게 되었다. 이 과정은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아동, 장애아동 등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아동에게 양질의 교육 제공하고 은퇴한 전문가의 재능공유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재창출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따라서 초·중등 퇴직 교원, 공기업 퇴직 후 음대 졸업자, 미술치료 전문가 등 아동학습지도에 재능과 열의를 가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독서를 통한 정서 코칭, 어린이 스피치, 오카리나, 미술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17개 강좌가 선정되어 지역 아동센터, 초등학교 돌봄교실 및 다문화센터 등에서 활동했고, 하반기에는 오감 자극 동시 놀이, 재미있는 과학놀이, 독서토론, 하모니카 등 21개 강좌가 선정되어 광주 전역의 지역 아동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인생다모작팀 (문의 : 062-600-5241)

김민정
제2기 광주평생교육 웹진 기자